한국 스타트업 350여 개 CES 출격
100여 개 스타트업 CES 혁신상 수상
반려동물·원격의료·가상현실 등 활동 분야 다양
삼성·LG도 유망 스타트업 전시 지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은 수많은 한국 벤처 기업들에게 축제의 장이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CES를 통해 세계 무대에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을 알렸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사업 논의를 진행했다. 실제 전시장 곳곳에선 태극기와 'KOREA'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었고, 열정적으로 회사 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목소리엔 늘 우리말이 끼어 있었다.
이번 CES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은 총 350여 개다. 이 가운데 CES가 혁신 기술을 선보인 기업에 선사하는 혁신상을 100여 개 스타트업이 받았다. CES에 참가한 한국 스타트업 중 30%가량이 세계 무대에서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7일(현지시간) CES 전시장에서 만난 한국 스타트업들은 반려동물, 원격의료, 가상현실(VR)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독특한 기술력을 뽐내고 있었다.
펫나우, 강아지 코 지문으로 반려동물 찾는다
반려동물 분야에서 눈길을 끈 것은 ①강아지 '코 지문(비문')으로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는 스타트업 '펫나우'였다. 펫나우는 CES가 진행 중이던 5일 구글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뽑아 지원하는 '구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이름을 올렸다. 펫나우가 개발한 스마트폰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이용해 강아지 코 지문과 고양이 얼굴 형체를 입력하면 99% 이상 정확도로 반려동물 식별이 가능하다. 사전에 코 지문 정보를 입력한 강아지 인형에 펫나우 앱을 들이대니 10초 만에 이름과 나이, 견종, 실종 반려견 등록 여부가 확인됐다.
정진욱 펫나우 팀장은 "한국에선 보통 마이크로칩을 통해 동물등록제를 시행하는데 외장형은 분실 위험이, 내장형은 보호자의 거부감이 크다"면서 "우리는 마이크로칩 대신 생체 정보로 반려동물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닥터 클로보, FDA가 인정한 원격의료 장비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②스마트폰과 연동된 소형 카메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 클로보가 이목을 끌었다. 이 제품은 원격의료를 위한 장비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 국가 등 공공의료가 보편화되지 않은 곳에 보급해 공공의료를 끌어올리겠다는 다짐이 제품 개발의 시작이다.
이 장비를 이용해 문제가 생긴 귓속이나 피부, 두피 등을 촬영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촬영 정보를 의사들이 원격으로 확인한 뒤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받았고, 두 달 전엔 글로벌 인터넷사이트 아마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면서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만들어 제품을 알리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설명했다.
물건 집으니 '부르르'…특허 받은 VR 손장갑
가상현실(VR) 장비도 한층 발전한 모습이었다. ③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가 개발한 VR 손장갑은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일반적인 VR는 단순히 주변 환경이 입체적으로 구현되는 시각적 효과에 그친다. 하지만 VR 손장갑을 끼고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집거나 던져보니 진동이 강하게 느껴졌다. VR 장비를 이용해 농구나 탁구, 클라이밍 같은 게임을 즐길 때 VR 손장갑이 적용되면 훨씬 생동감 넘치는 경험이 가능할 것 같았다.
사업을 이끈 유범재 교수는 "손가락 마디마다 충격이 느껴지도록 센서를 달았다"면서 "세계 최초로 3차원 자기장센서라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이 손장갑은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한편 국내 대표 대기업인 LG와 삼성도 각각 육성하거나 투자를 진행한 스타트업들의 CES 전시를 도왔다. 자율주행 자동차, 모션 캡처 서비스, 달리기 자세 교정 앱 등 다양한 기술이 LG와 삼성의 지원으로 세계 무대를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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