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CES 2023서 '프로젝트 리어나도' 공개
MS에 이어 장애인 접근성 개선 위한 컨트롤러 내놔
콘솔(게임전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제작사 소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장애인 사용자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새로운 게임 컨트롤러(입력 장치)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5년 전 비슷한 컨트롤러를 내놓은 '엑스박스'의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주요 콘솔 개발사가 '모두를 위한 게임'을 화두로 하는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국내의 관련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5일 진행된 소니의 발표 도중 깜짝 공개된 '프로젝트 리어나도' 컨트롤러는 기존의 '패드'형 입력 장치와 달리 둥근 모양으로 디자인됐고, 버튼이 크며, 사용자가 자유롭게 조립하고 기능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니는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강조해 온 단체 미국 '에이블게이머'나 영국 '스페셜이펙트' 등과 협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직 판매 시점과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기존 콘솔 중 접근성 부문에서 앞서나간 MS의 '엑스박스 적응형 컨트롤러(약 10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공개된 엑스박스 적응형 컨트롤러 역시 사용자가 주요 버튼의 기능을 지정할 수 있었다.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문제는 콘솔 중심 게임 문화가 강한 서구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뤄졌다. 게임에서 장애인 접근성이란, 비장애인의 게임 경험을 시각·청각·지체장애인 등에게도 비슷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게임 컨트롤러 같은 하드웨어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즉 게임 자체에서도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공개된 유명 액션 어드벤처 게임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최신작 '라그나로크'는 60가지의 시청각적 접근성 기능을 제공했다. 지난달 영국 스카이뉴스에 등장한 완전 맹인 게이머 '사이틀리스컴뱃'은 게임을 경험한 뒤 "해당 기능을 켜기 위해서는 아직 도움이 필요하지만 (기능이 켜진 후) 게임 자체는 대부분 혼자서 할 수 있었다"며 "훌륭하게 자유롭다"고 말했다.
"도전과 경쟁의 본질 유지하면서도 접근성 강화"
한국에서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논의 자체는 활발하나, 본격화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 일부 게임은 색약 모드를 지원한다. 장애인 e스포츠 대회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안에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며, 지난해 한국의 대표 게임쇼 '지스타 2022'에서도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이라는 한국인 게이머들도 장애 게이머를 위해 적극 손을 내민다. 2021년에는 스마일게이트의 멀티플레이 게임 '로스트아크'에서 청각장애로 인해 음성 채팅을 할 수 없는 이용자가 도움을 요청하자 다른 게이머들이 그를 도와 음성 채팅 없이도 고난도의 레이드(단체 스테이지)를 통과한 사례가 미담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국제게임개발자협회(IGDA)는 산하에 장애인 접근성을 위한 특별 그룹을 운영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협회 측은 "접근성이란 불필요한 장벽을 없애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게임 자체는 일종의 도전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배제되지만 그런 게임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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