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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 눈 없어서 스키 못 타고 일광욕... 불길한 유럽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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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 눈 없어서 스키 못 타고 일광욕... 불길한 유럽의 겨울

입력
2023.01.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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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눈 부족'으로 인공 눈이 깔린 스위스 와일드하우스의 스키장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기고 있다. 와일드하우스=AP 연합뉴스

시민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눈 부족'으로 인공 눈이 깔린 스위스 와일드하우스의 스키장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기고 있다. 와일드하우스=AP 연합뉴스

1년 중 가장 춥다는 1월, 유럽은 초여름 날씨다. 섭씨 20도까지 오르는 '이상 고온'으로 알프스 스키장은 대목에도 문을 닫았다. 유럽의 겨울 축제인 동계 스포츠 대회도 줄줄이 취소·연기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으스스한 징후다.

"알프스 눈이 녹고 있다, 비상!"

알프스 산맥의 스키 슬로프들은 눈이 녹아 흙바닥을 드러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달 21~29일 스페인 라 몰리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파라스노보드월드컵이 '눈 부족'으로 연기됐다. 지난 주말 프랑스 샤티용앙미셰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개썰매 대회 '레토르디카'도 취소됐고, 얼음 위에서 벌이는 자동차 경주 대회 '안드로스 트로피'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퐁 로뮤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텔레마크 월드컵도 열리지 못하게 됐다.

스키장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인공 눈을 뿌리고 있지만, 기온이 높아 슬로프가 유지되지 않는다. 이에 폐장을 택하는 스키장들이 늘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등산과 빙벽 등반도 사실상 금지됐다.

이는 20도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의 겨울철 이상 고온이 초래한 일이다. 니콜 티에리 브뤼셀대 기후과학 교수는 "세기말이면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 포크스 BBC 기상 해설자는 "지난 50여 년간 알프스 전체의 기록을 보면, 11~5월 사이 눈이 쌓인 두께가 10년마다 약 8%씩 줄고 있다"고 했다.


기록적 폭염과 최악의 가뭄을 겪은 지난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역에서 한 승객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기록적 폭염과 최악의 가뭄을 겪은 지난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역에서 한 승객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온화한 겨울·여름 폭염… 원인은 '지구 온난화'

온화한 겨울 날씨는 전 지구적 재앙의 서막이다. 스페인 빌바오에선 지난 1일 기온이 24.6도까지 치솟아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포착되는 등 유럽은 역대 가장 따뜻한 새해를 맞았다. 이상 기후를 연구하는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헤레라는 "유럽 기후 사상 가장 극단적 사건"이라고 경악했다. 영국의 기상학자 스콧 던컨도 "현재 유럽의 따뜻함의 강도와 정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영국은 역사상 가장 더웠다. 여름엔 40.3도를 찍으며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고, 연평균 기온은 종전 최고인 2014년 9.88도를 넘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0.3도를 기록했다. 마크 매카시 영국 기상청 국립기후정보센터장은 "1884년 이후 '연간 최고 기온 기록' 10개가 2003년부터 수립됐다"며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와 개발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가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한 일회적 현상이 아닌 명백한 기후 변화의 결과라는 얘기다.

전망은 더 암울하다. 영국 기상청은 올해가 작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10년 연속으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최소 1도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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