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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어묵, 떡볶이 먹고 따봉 지긋지긋"... 윤석열 정부 행사 두고 "수준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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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어묵, 떡볶이 먹고 따봉 지긋지긋"... 윤석열 정부 행사 두고 "수준 못 미친다"

입력
2023.01.12 08:17
수정
2023.01.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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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사는 쇼가 아니라 철학"
"윤석열 정부 행사 수준 못 미쳐"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겨냥 "생각을 하셨으면"

‘제4차 한-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의’가 열렸던 지난 2021년 6월 25일 당시 청와대 여민관 화상회의장에서 서훈(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제4차 한-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의’가 열렸던 지난 2021년 6월 25일 당시 청와대 여민관 화상회의장에서 서훈(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평가라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평가하긴 어렵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공식 행사 및 일정에 철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1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으로 형식과 내용에 다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최근 경색되는 남북 관계 등 안보 상황에 대해 "지금 같은 위기에서 어떤 태도로 국민들을, 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문재인 정부는 국군의 날 행사 등 각종 군 행사 진행 시 철학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를 기획할 때 국방부와 함께 되게 깊이 여러 가지를 논의했다"며 "(하다못해) 격파 시범 등 불필요한 것은 단계별로 줄이거나 다른 방향으로 했다"고 회고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일정을 두고는 "시장을, 주로 대구 서문시장을 가시더라"며 "특정 한군데만 가는 것은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고 실제로도 편파적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를 들어 올해는 대구에 갔으면 내년에는 광주에 가는 게 상식적인 기획의 어떤 카테고리"라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했다. 또 "시장에 가면 뭘 할 거냐(가 중요한데) 가장 많이 하는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떡볶이, 떡 사 먹고 따봉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1년 2월 10일 당시 문재인(맨 왼쪽에서 네 번째) 대통령과 김정숙(세 번째) 여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인천=왕태석 선임기자

2021년 2월 10일 당시 문재인(맨 왼쪽에서 네 번째) 대통령과 김정숙(세 번째) 여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인천=왕태석 선임기자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시장 방문은 달랐다고 주장했다. 탁 전 비서관은 "저희는 명절 제수용품 예상 비용 등이 나오면 실제 그 돈을 대통령 혹은 여사님께 드려 두 분이 돈이 모자라면 좀 깎기도 하는 과정을 국민들께 보여줬다"며 "그런 디테일들을 보여줘야 시장 방문의 의미가 살고 왜 전통시장에 국민들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도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 전 대통령이 되게 과묵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원래 품성도 과묵하겠지만 대통령은 가볍게 말을 할 수가 없는 자리더라"라며 "그냥 생각 없이 했다면 그거는 그 순간부터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는 "(일정이)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전통시장보다는 서문시장을 더 챙겨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만은 사실일 것"이라며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는데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는 설 명절을 앞둔 11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 오전엔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자원봉사자들과 어르신 120여 명의 식사를 배식했다. 오후엔 서문시장 등을 둘러봤다. 김 여사는 온누리상품권과 현금을 직접 쓰며 물품을 구매했다. 여권에서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 그중 서문시장을 찾아 정치 보폭을 한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탁 전 비서관은 기자회견과 도어스테핑도 꼬집었다. 그는 "저희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때 100명 이상의 기자들에게 무작위로 질문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올해 윤 대통령이 신년에 기자회견 대신 한 매체 인터뷰에 응한 것을 두고 "특정 언론사 한 군데와 조율했으니 얼마나 편하겠냐"며 "그런 기자회견이라면 365번도 한다"고 날을 세웠다.

도어스테핑을 두고는 "(윤 대통령의) 리스크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의미를 잔뜩 부여하는 바람에 이도 저도 못 하게 됐던 것"이었다며 "결국 취소를 하게 된 게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신선한 이벤트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11월 잠정 중단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란 도어스테핑 말미에 MBC 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목소리를 높여가며 언쟁한 일을 말한다.

한편 탁 전 비서관은 단행본 '미스터 프레지던트'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행사의 과정, 배경 등 작은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은 항상 결론, 결과로만 기억되더라며 과정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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