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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다 된 금강 마을…"민원 무서워 방류 못 하다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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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다 된 금강 마을…"민원 무서워 방류 못 하다 피해 키워"

입력
2023.01.12 14:33
수정
2023.01.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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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댐 하류 수해 대비 실태' 감사
호우 탓 제한수위 넘었는데 방수량 줄여
뒤늦게 급격한 방류…과일 농가 등 물폭탄

용담댐의 갑작스러운 방류량 증가 탓에 물에 잠긴 충남 금산군 부리면의 인삼밭 모습. 충남 금산군 제공

용담댐의 갑작스러운 방류량 증가 탓에 물에 잠긴 충남 금산군 부리면의 인삼밭 모습. 충남 금산군 제공

2020년 여름 충남북과 전북 일부 지역을 물바다로 만든 ‘용담댐 방류 사건’은 댐 관리 직원의 안일한 상황 판단에 따른 인재로 확인됐다. 일기예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적시에 방류를 하지 않은 데다, 하류에서 레저 업체를 운영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우려해 결정을 미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용담댐(전북 진안군) 등 섬진강·금강·황강 유역 댐 4곳의 하류 지역민이 심각한 수해 피해를 겪자 실태를 점검했다. 당시 댐 하류의 8,447가구(3,760억 원 규모)는 포도밭, 인삼밭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를 봤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용담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그해 7월 30일 오후 1시쯤 댐에 찬 물이 제한수위를 넘어섰는데도 시간당 방류량을 300㎥/s에서 46~166㎥/s로 오히려 줄였다. 강 하류의 래프팅업체 등이 방류량을 줄여달라고 민원을 했고, ‘장마가 곧 끝난다’는 기상청 장기예보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중호우는 8월 8일까지 계속됐다. 수자원공사는 댐 수위가 홍수저장 최고수위(265.5m)를 초과할 것으로 보이자 그제야 시간당 방류량을 2,919㎥/s까지 늘렸다. 하류 하천이 감당할 수 없는 유량이었다. 용담댐 물이 순식간에 쏟아져 내려오면서 진안군 송풍1지구 등 하류 49개 지구가 삽시간에 물바다가 됐다. 추석을 50여 일 앞뒀던 과일 농가 등은 망연자실했다.

감사원은 "당시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8월 8일부터 10일까지 비 올 가능성을 알렸는데도 수자원공사 측이 이를 방류 사유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댐 방류 관련자 3명에 대한 주의조치를 요구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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