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한복근무복·전통한복 전시
29일까지 서울 종로 아라아트센터
요즘 유행하는 '뉴트로(뉴+레트로)' 바람이 한복 입기에도 한창이다. 중요 행사 자리에서 격식을 차리기 위해, 혹은 궁궐 나들이를 할 때 재미 삼아 한복을 입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일상에서 생활 한복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다. 한복을 입고 향유하는 문화인 '한복생활'이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마당에 가정과 일터에서 좀 더 쉽게 한복 입는 즐거움을 누리고 멋을 뽐내볼 순 없을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최로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전시 '한복 입고 일하다'가 그 답이 될 수 있겠다. 지난해 한복근무복 개발사업 결과물의 하나로 마련된 전시에는 항공, 열차 등 운송 분야와 여가 서비스직의 한복근무복 25벌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신세대 한복디자이너 5인과 지난해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대상 수상자 고수경(국민대 의상디자인학과)씨의 손길로 탄생한 한복 근무복은 현대적인 실루엣이 눈에 띈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일상에서도 불편 없이 소화가 가능한 생활 패션의 기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노동자에게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는 크고 둥근 소매단을 과감하게 줄이거나 저고리를 망토 형태로 만들고 옷고름을 없애 실용성을 높였다. 한복 고유의 색감과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입는 대상과 목적에 따라 형태를 달리한 명실상부 맞춤 한복이다.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열리는 '전통 한복, 일생의례' 전시에선 한복 디자이너 5명이 제작한 새로운 형태의 의례복을 볼 수 있다. 일상의례란 한 사람이 태어나 평생 겪는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그 변화를 잘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예를 갖추는 의식을 말한다. 오늘날 성인식에 해당하는 관례, 짝을 만나는 혼례, 장수를 축하하는 수연례, 조상을 기억하는 제례복 등이다. 고증을 따르되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한 의례복 10벌을 차례로 둘러보면 우리 전통 생활양식을 체감하는 동시에 한복의 현대적 미감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한복 창작자라면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사, 항라, 춘포 등 한복 소재 10종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는 고려말 복식 유물에서 보이는 원단으로, 여름과 봄가을 옷감으로 쓰인다. '항라'는 씨실 방향으로 규칙적인 줄무늬가 생기는 옷감으로 봄가을에 많이 사용한다. '춘포'는 모시실과 명주실을 섞어 짠 직물이다. 모시 특유의 까슬한 감촉과 명주의 광택을 지녔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창작자의 의견을 수렴해 수요 맞춤형으로 제작했는데, 고급 실크를 만드는 전문기업이 다수 참여해 품질을 높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한복의 아름다움을 되새기고, 한복근무복의 편안함을 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복의 멋과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편한 의복으로 일상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29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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