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타구니 걷어차고, 도주 시도까지
열하루 전 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치기도
"모범 보여야 할 공무원... 죄질 나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마스크를 써달라는 버스기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고, 연행된 지구대에서 경찰관까지 때린 50대 공무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이근수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등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 강모(55)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해 7월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서 버스에 탑승한 뒤 운전기사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하자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112신고를 위해 A씨가 버스 운행을 멈추고 항의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5, 6회 때리기도 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는 인근 지구대에서도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찰관의 사타구니 부위를 걷어찼다. 이송 과정에서 흡연을 제지하는 경찰관들에게 욕을 하거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까지 시도했다.
알고 보니 공무원인 강씨의 범법 행위는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불과 열하루 전인 지난해 6월 30일 강원 고성군의 한 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군청 소유의 에어컨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와중에 폭행 사건까지 저지른 것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훔친 에어컨을 80세 이상 노인들이 사는 홀몸노인 주택에 설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론 자신의 처가에 비치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후 특수절도죄에 대해선 같은 해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앞서 강씨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3차례 벌금형 전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장판사는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으로서 피고인의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경찰관을 위해 300만 원을 공탁한 점, 알코올중독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