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입차인 측 저항에 4시간 만에 종료
부상자 속출… 경찰, 불법 시위자 8명 검거
후속 사업자 "골프장 정상화 인천시에 달려"
법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 부지에 있는 스카이72 골프장 강제집행에 나섰다. 골프장 측이 저항하면서 일부 코스에 대해서만 집행이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법원은 추후 채권자인 인천공항공사와 협의해 강제집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17일 오전 8시쯤 인천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부동산 인도를 위해 바다코스(54홀)와 하늘코스(18홀)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골프장 내 식당과 골프연습장 등 시설 임차인 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 500여명이 입구 곳곳을 막아섰다. 이들은 버스와 건설장비 등으로 집행관들의 정문 진입을 봉쇄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골프장 주변에서 '불법 집행 시도 중지' 등이 적힌 조끼를 입고 출입을 통제했다. 집행관들이 강제집행을 시도하자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고 욕설을 하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법원 집행관은 “2년 소송 끝에 대법원 판결이 났기에 채무자(현 골프장 운영사)는 원고에게 부지를 넘겨줘야 한다”며 “토지 인도는 정당한 집행이고, 세입자 운영권은 보호된다”고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인 이성희 변호사는 “시설 임차인 보호 문제가 해결 안 된 상황에서 강제집행은 부당하다”며 “세입자 임차권이 보호된다고 하지만, 부지가 넘어가면 식당 등은 운영이 안 되는데, 무슨 보호가 되겠느냐”고 강제집행을 막았다.
이날 골프장 입구에는 극우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회원 수백 명이 가세해 법원의 강제집행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스카이72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 비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집행관들에게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대국본은 지난해 말부터 인천공항, 인천시청 등지에서 “스카이72 운영권 박탈을 중단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연 바 있다.
양측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대국본 회원과 법원 측 용역 직원이 밀려 넘어지면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날 불법 시위자 8명을 특무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엄정 사법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원 측은 이날 낮 12시쯤 바다코스에 대한 강제집행을 마무리하고 철수했다. 바다코스 잔디 곳곳에는 '강제집행으로 인도된 부동산에 침입하면 형벌을 받게 된다'는 팻말이 설치됐다. 법원은 이날 하늘코스와 바다코스 클럽하우스, 서버가 있는 사무동 건물에 대한 강제집행은 하지 못했다. 법원 관계자는 "추후 채권자(인천공항공사) 측과 협의를 거쳐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제집행은 인천공항공사가 기존 골프장 운영사인 스카이72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등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진행됐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스카이72 측이 골프장 부지를 공사에 넘겨주지 않자, 법원은 토지 등에 대한 강제집행을 결정했다.
KX그룹(옛 KMH신라레저)은 2020년 9월 입찰을 통해 골프장 후속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스카이72가 골프장을 무단 점유하면서 영업을 못하고 있다. KX그룹은 "골프장 정상화와 이에 따른 종사자들 생계는 이제 인천시 결정에 달렸다"며 "스카이72에 대한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와 신규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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