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불황 여파로 신생기업(스타트업) 투자액이 감소했다. 반면 스타트업 사이에 인수합병(M&A)은 늘었다.
1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현황을 집계한 결과 투자건수 1,765건, 투자액 11조1,40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건수는 전년 1,186건 대비 1.5배 늘었으나 투자액은 전년 11조7,286억 원보다 5,882억 원(-5.02%) 줄었다.
투자는 가상현실(VR)과 가상공간 메타버스 기술을 가진 콘텐츠 기업들이 많이 받았다. 디지털 건강관리 앱과 편안한 잠을 위한 수면 기술 개발업체, 금융기술(핀테크)과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에도 투자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1,0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23개사다. 금융거래 앱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가 5,3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고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2,350억 원, 쏘카 1,832억 원, 농업기술 스타트업 그린랩스 1,700억 원, 암호화폐 거래소 두나무 1,5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음악 저작권 수익을 나누는 뮤직카우, 부동산 거래 앱으로 유명한 직방, 서비스 로봇을 개발한 베어로보틱스 등이 약 1,000억 원씩 투자를 받았다.
반면 지난해 스타트업의 M&A 사례는 126건으로 전년 57건 대비 2.2배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컬리가 여성 스타트업 플래너리를,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업체 비즈니스온이 인력관리 스타트업 시프티를 각각 인수했다. 또 네이버 산하의 중고용품 거래 서비스 '크림'이 명품거래 서비스 운영업체 팹과 디자이너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 크레이빙콜렉터 등을 인수했다.
스타트업 간 M&A가 증가한 것도 투자 한파와 관련 있다. 투자를 받지 못해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M&A로 돌아선 경우가 늘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는 스타트업들이 사업 확장의 기회로 M&A를 적극 활용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도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M&A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센터장은 "올해도 투자를 받지 못해 어려움 겪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단순 몸집 불리기가 아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처럼 전략적 M&A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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