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 1만6,000여 명 분석 결과
햇빛을 제대로 쬐지 않아 비타민 D를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데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어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햇빛을 받아야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인 비타민 D는 체내에서 세로토닌ㆍ멜라토닌 등 분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 예방의학과 데이르드레 토비아스 역학 교수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높으면(과체중 혹은 비만) 비타민 D가 온전히 인체 내에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도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가 30㎏/㎡를 넘으면 비만, 25∼29.9㎏/㎡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 특히 35∼39.9㎏/㎡는 고도 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2010~2018년 진행된 암·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무작위 대조군 설정-이중 맹검 임상시험(VIT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해당 자료 중 비타민 D의 암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만6,5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기록을 분석했다.
임상시험에서 2,000IU짜리 비타민 D 투여 전 혈중 비타민 D 수치는 저체중 그룹의 경우 32.3 ng/mL, 정상 체중 그룹은 32.3 ng/mL, 과체중 그룹은 30.5 ng/mL, 비만 그룹 29.0 ng/mL, 고도 비만 그룹 28ng/mL이었다.
이 가운데 2742명은 비타민 D 복용 2년 후 다시 혈액 샘플을 채취해 혈중 비타민 D를 다시 측정한 자료가 있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같은 용량의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했더라도 BMI가 높을수록 혈중 비타민D 수치 증가 폭이 적은 경향이 나타났다.
BMI 25 이하 그룹은 비타민 D 혈중 수치가 44ng/mL를 기록했지만 BMI 25~29.9 그룹은 41.2 ng/mL, BMI 30∼34.9 그룹은 39.4 ng/mL, BMI 35∼39.9 그룹은 37.9 ng/mL를 기록했다.
또한 모든 비타민 복용자들은 비타민를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칼슘ㆍ부갑상선 호르몬 등 비타민 대사 물질 수치가 증가했으나 BMI가 높은 그룹은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BMI가 높을수록 비타민 D가 체내에서 제대로 대사되지 못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연구팀은 진단했다.
그 이유를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 D와 그 대사 물질이 지방 조직으로 들어가 격리돼 비타민 D 효과를 둔화시켰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학계에서는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드는데다 추운 날씨로 사람들이 실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체내의 비타민 D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햇빛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D는 연어ㆍ고등어 등 생선류와 버섯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D는 세로토닌ㆍ멜라토닌 등 분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체내 칼슘 섭취를 돕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