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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물리적 위협에 "매우 걱정"…맹견 사고 예방엔 "잘 몰라"

입력
2023.01.28 04: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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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반려견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 조사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 새롬이와 반려견 써니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 새롬이와 반려견 써니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처음으로 반려동물 관련 문항이 추가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는 300만을 넘었고, 전체 가구의 15%를 차지했다. 반려동물 가구 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반려동물이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상황도 더 잦아지고, 이로 인한 문제 상황들도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었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2022년 12월 9일~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반려견 문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 차이를 살펴봤다.


반려견의 안전 위협과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 공유

이번 조사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란 최근 6개월 이내에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있거나 현재 키우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며, 반대로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은 최근 6개월 이내에 개를 키운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조사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6%, 키우지 않는 사람은 84%로 나타났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여건이 된다면 키우고 싶다는 응답자 166명 중 86%인 143명이 개를 키우고 싶다고 답해 앞으로 반려동물 가구 수는 더욱 증가하고, 반려견과 관련된 문제 상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려견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상 속 문제 상황들에 대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 모두 우려하는 수준이 높았다. 특히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안전 위협과 위생 문제를 가장 우려했고,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도 우려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나 안전 위협과 위생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 836명 중 ‘신경이 (매우+대체로) 쓰인다’는 응답은 ‘반려견의 물리적 위협(94%)’, ‘실외에서의 배설물 처리 미흡(94%)’, ‘목줄, 입마개 미착용, 이동장 미사용 등 반려인의 공공장소 에티켓 미준수(반려견 신체 구속 미흡)(94%)’, ‘반려인의 무례한 행동 또는 과잉 반응(93%)’, ‘실내 소음(90%)’, ‘반려견끼리의 싸움(87%)’, ‘실외 소음(81%)’,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속 배설물 냄새(75%)’ 등 모든 항목에서 높았다. ‘매우 신경 쓰인다’는 응답에 한정하여 보면, ‘반려견의 물리적 위협(63%)’, ‘실외에서의 배설물 처리 미흡(62%)’, ‘목줄, 입마개 미착용, 이동장 미사용 등 반려인의 공공장소 에티켓 미준수(반려견 신체 구속 미흡)(59%)’, ‘반려인의 무례한 행동 또는 과잉 반응(56%)’에서 응답 비율이 과반 이상이었다.






반려견을 키우는 164명 역시 대부분의 문제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려견 관련 문제 상황에 대해 ‘(매우+다소) 걱정한다’는 응답 비율을 보면, ‘실내 소음(90%)’, ‘반려견끼리의 싸움(83%)’, ‘반려견의 물리적 위협(83%)’, ‘비반려인의 적대적인 행동(83%)’,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속 배설물 냄새(82%)’, ‘비반려인의 과잉 행동(80%)’, ‘실외 소음(65%)’ 등 모두 높았다. ‘매우 걱정한다’ 응답 비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반려견끼리의 싸움(45%)’, ‘반려견의 물리적 위협(45%)’,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속 배설물 냄새(43%)’, ‘비반려인의 과잉 행동(42%)’, ‘실내 소음(38%)’, ‘비반려인의 적대적인 행동(34%)’, ‘실외 소음(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의 물리적 위협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반려인도 물리적 위협과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두 집단에서 상대의 태도를 주로 우려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 중 과반 이상이 ‘반려인의 무례한 행동 또는 과잉 반응(56%)’에 대해 ‘매우 신경쓰인다’고 응답했다. 반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비반려인의 과잉 행동’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는 응답이 42%로 나타나, 상대의 행동 역시 문제 상황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맹견 관련 안전사고 예방 위한 법규 인지도 떨어져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어나면서 국가와 지자체의 주도하에 반려인이 지켜야 할 에티켓이나 관련 법규가 정비되고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관련 법 규정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한 결과, 맹견 관련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규정은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배설물 수거 의무(82%)’, ‘목줄 및 가슴줄 길이 2m 이내로 착용(73%)’, ‘반려동물 등록제(66%)’,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반려견 행동 제한(62%)’에 대해서 ‘내용까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맹견 및 체고 40㎝ 이상 견종 입마개 착용 의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54%로 감소하고, ‘맹견 책임 보험 의무’를 ‘내용까지 잘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28%에 그쳤다.




안전 및 위생 관련 처벌강화에는 한목소리

시민들이 반려견으로 인한 문제 상황 중 특히 안전 위협과 위생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현행 규정의 처벌 수준과 적용 대상이 적정한지 본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 모두 ‘배설물 수거 의무’, ‘맹견 및 체고 40㎝ 이상 견종 입마개 착용 의무’, ‘맹견 책임 보험 의무’에 대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맹견 및 체고 40㎝ 이상 견종 입마개 착용 의무’와 ‘맹견 책임 보험 의무’에 대해서는 적용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배설물 수거 의무(65%)’, ‘맹견 및 체고 40㎝ 이상 견종 입마개 착용 의무(63%)’, ‘맹견 책임 보험 의무(63%)’, ‘목줄 및 가슴줄 길이 2m 이내로 착용(51%)’,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반려견 행동 제한(50%)’, ‘반려동물 등록제(50%)’ 등 모든 항목에 대해 현재보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배설물 수거 의무(57%)’, ‘맹견 책임 보험 의무(56%)’, ‘맹견 및 체고 40㎝ 이상 견종 입마개 착용 의무(54%)’에서는 처벌 강화에 동의한 반면, ‘반려동물 등록제(41%)’, ‘목줄 및 가슴줄 길이 2m 이내로 착용(40%)’,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반려견 행동 제한(35%)’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35~41% 수준에 그쳤다. 유사시 책임 보험 가입 의무 규정과 입마개 착용 의무 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각각 991명, 992명) 중 89%, 88%가 적용 대상을 현재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두 규정 모두 사고 위험이 있는 반려동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 이상이었고, 반려동물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도 현재 기준이 적정하다는 응답에 비해 높았다.





10명 중 9명 "반려동물 관련 시민인식 교육 필요"

반려견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관리감독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았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반려견 관련 규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려견으로 인한 안전과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와 책임의식이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규정의 점검뿐만 아니라 홍보와 교육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도 안전사고 예방으로 직결되는 일부 규정에 대해 인지도가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중에 반려동물 관련 시민인식 교육을 받아본 적 있는 경우는 11%에 불과한 반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약 9명은 반려동물 관련 시민인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민들이 느끼는 필요에 비해 아직 반려동물 관련 규제의 홍보와 교육이 부족한 상황임을 확인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반려견과 관련한 문제 상황의 예방과 해결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서연 한국리서치 여론2본부 책임연구원
진현준 한국리서치 여론2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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