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
2025년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기관 출범해 2026년 완전 통합
내년까지는 급식비, 학부모 추가 부담 등 격차 해소 주력
교사 처우 통합 및 양성 과정 등 주요 쟁점은 추진위원회서 논의
정의당 "주요 쟁점 해법 제시 등 밑그림 없어… 국고 지원 늘려야"
2025년부터 0~5세 아동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합쳐진 새로운 통합기관에 다니게 된다. 정부는 3~5세 아동에 대한 교육·보육비 지원을 늘려 사실상의 무상교육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0~2세만 무상 보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유보통합은 교육부(유치원)와 보건복지부(어린이집)로 나뉘었던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으로, 앞서 정부는 2025년부터 이 체계를 교육부와 교육청으로 통합한다고 밝혔었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을 격차 해소 및 통합 기반 마련의 1단계로 삼아 유치원-어린이집 간 격차를 완화하고, 2025년 새로운 통합기관을 출범시킨 뒤 2026년 개정 교육과정과 통합 교사양성과정 등을 적용해 유보통합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3~5세에 대해 사실상 무상교육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유보통합이 완성되는 2026년 관련 예산을 최대 17조6,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예산 약 15조 원 대비 2조6,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교사양성, 의무·무상교육 여부,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기관 전환 방식 등 주요 쟁점들은 모두 유보통합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미뤄 밑그림 없는 유보통합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25년 관리체계 통합, 2026년 유보통합 완성
정부는 올해와 내년을 1단계, 2025년 이후를 2단계로 나눠 유보통합을 추진한다.
1단계에서는 이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위원회 산하의 유보통합추진단을 중심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해소 및 통합 기반 마련에 주력한다. 31일 출범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무조정실의 고위공무원 5명이 정부 위원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유치원·어린이집 대표 및 교사, 학부모, 교육청과 지자체, 학계·전문가 등 위촉위원 19명이 더해져 총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1단계에서 먼저 3, 4개의 유보통합 선도교육청을 운영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급식비 균형 지원, 누리과정비 추가 지원, 돌봄시간 확대 등의 예산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유보통합 실행 이전에 학부모의 교육비·돌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교육비·보육료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행 유아교육법에는 3~5세의 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용 기관에 따라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도 많게는 20만 원 이상, 전국 평균 13만5,000원 정도의 학부모 추가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 만 5세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연차별로 교육비·보육료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실상 3~5세 무상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태훈 교육부 교육복지돌봄지원관은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 확대 차원에서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의 부담을 대폭 경감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제로화' 또는 '무상화'라는 표현은 직접적인 정책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쓰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관리체계 통합방안은 6월 중 수립해 9월에 관련 법령 제·개정을 추진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합쳐진 새 통합기관 모델은, 영유아 발달과 특성을 고려한 질 높은 기관으로 재설계한다는 원칙 아래 추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마련할 방침이다. 이때 교사자격 및 양성체제 개편 방안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도 함께 진행한다. 새로운 통합기관 모델은 올해 말 시안을 발표해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완성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교사 처우 통합·양성체제 개편 등 주요 쟁점 해법 언급 없어"
하지만 가장 민감한 문제인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간 처우 통합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국공립 유치원 교사 급여는 월평균 385만 원,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188만 원으로 격차가 2배 이상이다.
이 밖에도 돌봄과 교육이 혼재된 0~5세를 함께 가르쳐야 할 교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시설 기준은 어떻게 통일할 것인지 등 30년간 이어진 유보통합 난제들의 해법도 추진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 이외엔 구체적 내용이 없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쟁점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등 밑그림을 찾아볼 수 없다"며 "예산은 기존 예산 15조1,000억 원 외 추가되는 부분은 교부금으로 충당키로 했는데, 과거 누리과정도 국고 지원 없이 추진했다가 갈등을 겪은 만큼 불안정한 교부금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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