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와 같은 '최고 등급' 후원사 완다그룹
하이센스와 비보, 멍뉴도 두 대회 연속 공식 스폰서
글로벌 마케팅 시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광고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북미프로풋볼(NFL)과 함께 가장 매력적이고, 값비싼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수년 사이 인식은 사뭇 달라졌다. FIFA 수뇌부의 부패 스캔들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불거진 경기장 건설 노동자 인권 문제와 성소수자 탄압 문제 등에 FIFA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탓에 후원기업 이미지도 덩달아 흠집이 나면서다.
31일 현재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FIFA 공식 후원사로는 중국 기업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남자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했지만 수십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켜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로 삼고 중국 내 시청자에게도 높아진 기업 위상을 뽐내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주로 활용해 온 마케팅 전략으로, FIFA 내 영향력을 키워 대회 개최지 선정 등에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노림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기업들은 2015년 터진 FIFA 부패 스캔들 이후 소니와 존슨앤드존슨, 에미레이트항공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줄줄이 떠난 자리를 꿰찼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FIFA 고위직 인사들이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FIFA 후원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생기면서다. 이 틈을 타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카타르에너지와 카타르항공도 FIFA의 손을 꽉 잡았다.
FIFA 후원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공식 파트너가 된 중국 부동산 기업 완다그룹은 2016~2030년 15년 동안 8억5,0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센스와 비보, 멍뉴도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카타르 대회에서도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중국과 중동 기업은 물론 베트남 등 동남아 기업들도 공식 후원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적극 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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