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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움직인 게이머의 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법 문체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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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움직인 게이머의 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법 문체위 통과

입력
2023.01.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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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확률' 홈페이지 공개 의무화 법안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2000만원 이하 벌금

2021년 3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국회 앞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2021년 3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국회 앞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게임회사가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3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부 게임사들은 자율규제 형태로 공개해 왔지만, 확률형 아이템 정보조작 의혹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 게임 과몰입과 관련해 '중독' 표현도 법에서 사라진다.

문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등의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업체에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종류별 확률 정보를 게임과 홈페이지, 광고 등에 표시하도록 했다. 위반 시에는 문체부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제공 문제는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 간의 오랜 논란 중 하나다. 게임 이용자들은 트럭 시위 등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법안 처리를 요구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넥슨코리아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조작 혐의를 적발해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 게임사들은 "자율규제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고 반발해왔다.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당시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율규제의 성과가 있다면 규제를 법으로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후 규제 도입을 촉구하는 게임 이용자들이 문자메시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강하게 항의했고, 한국게임학회도 김 의원에게 "자율규제의 기능이 잘 수행되고 있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이냐"며 질의했다. 이에 김 의원이 한 발 물러섰고, 전날 법안소위를 열어 법안을 처리했다.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상 확률 완전 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2021년 2월 16일 올라와 3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상 확률 완전 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2021년 2월 16일 올라와 3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개정안에는 게임에 대한 '중독'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현행 법에는 게임사들이 '게임 과몰입과 중독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중독'이란 표현에 담긴 부정적 인식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중국 등에서 한국의 역사나 문화를 왜곡하는 게임을 출시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역사 분야를 추가해 관련 전문성을 살리는 내용도 담겼다. PC방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도용하는 등 PC방 사업자가 연령을 확인하지 못할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행정처분을 면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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