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고침 노동협의체, 오는 4일 결의 예정
노동자 처우·환경에 중점... 정치적 목소리는 반대
'노총' 아닌 '협의체'... "동등한 의견 교환"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신생 노동조합들이 '노동협의체'를 구성해 이달 4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기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거대 상급단체들처럼 노동 현안과 무관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반대하고, 노동자의 처우·노동환경 개선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고침 노동협의체' 발족한다... 노동조건·환경 개선에 초점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MZ노조'로 불리는 신생 노조들이 모여 오는 4일 협의체 설립을 결의한다. 이름은 '새로고침 노동협의체'로 정했다. 정치활동 대신 노동시장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새로 고치겠다는 뜻을 담았다. 협의체에는 서울교통공사의 '올바른노조'와 LG전자의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등 상급단체가 없는 10개 사업장 노조가 참여한다. 소속 노조원 규모는 7,000명 정도로, 연령대는 20~50대 등 다양하지만 30대가 주축이다. 이달 중 출범식을 연 뒤 공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MZ세대가 향후 노동시장의 주축이 되는 만큼, 노동 현안과 관련된 목소리를 직접 내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우리 세대는 이 사회에서 앞으로도 열심히 노동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나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 등을 찾아내 개선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노동자의 처우 및 노동 환경 개선과 제도 개혁 등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노동 현안과 관련 없는 정치적 활동은 거부하기로 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우리는 노조가 (노동과 무관한) 정치적 사상이나 활동을 대변하기보다는 노동자가 열심히 일한 만큼 좋은 대우와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이 노동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MZ노조들은 새로 구성하는 조직의 형태로 '노동조합총연맹(노총)'이 아닌 '협의체'를 선택했다. 기업·직업·산업별 노조의 '사령탑' 격으로 정부나 자본 등 외부에 목소리를 내는 노총과 달리, 협의체 안에서 각 노조들이 수평적으로 소통·활동하겠다는 것이다. 단위사업장의 위원장들이 의장으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고, 여기서 결정된 내용을 중심으로 활동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공정 채용 활동부터... 노조 부정 인식 개선도
협의체는 우선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등의 개선과 '공정 채용'에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사업장 내 복수노조를 허용하지만, 교섭창구단일화제도에 따라 신생노조 등 소수노조는 교섭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 협의체 관계자는 "구시대적인 제도의 개선과 채용비리 척결, 공정한 채용 등에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며 "특히 지난 정부 시절 정규직 전환 과정의 불공정 문제에 대한 해결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의체는 노조 인식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고, 노동자에게 꼭 필요한 조직이 노조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경영자 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이 있듯,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조직도 필요하기 때문에 노조에 대한 인식·문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에 놓인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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