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보건당국 "일시적 집단면역 달성" 선언
"경제회복 가속화 위해 집단감염 시나리오" 관측도
중국 수도 베이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한시적 '집단면역'을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이를 증명하겠다는 듯 베이징 시민에 대한 항체 검사 계획도 내놨다.
1일 중국중앙인민라디오방송 계열의 양광망에 따르면, 왕취안이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 부주임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베이징은 유행의 정점을 지나 일시적인 집단면역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왕 부주임은 전날 베이징 매체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확산세는 산발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29일 일주일간 베이징 주요 의료기관에서 독감과 유사한 증상으로 치료를 받은 인원은 전주 대비 40.8% 감소했고,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84.5%나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453건의 유행성 바이러스 표본을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비율은 5%에 머물러 전주(11.5%)의 절반에 그쳤다고도 소개했다.
왕 부주임은 이어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와 베이징시에 퍼진 바이러스 항체는 일정한 교차 보호 기제를 갖고 있다"며 "최소한 3개월 안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내 우세종이 전 세계와 다를 바 없는 BF.7과 BA.5.2등 기존 오미크론 변이인 만큼, 또 다른 신종 변이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대규모 확산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베이징 당국의 판단이다.
지난달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한 베이징에선 그 직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중국 정부가 병원 내 확진자 규모만 발표해 왔던 터라 정확한 확진자 통계는 없는 상태다. 다만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지난달 21일 "중국 전체 인구의 약 80%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힌 점, 실제 지난달 뚜렷했던 베이징 내 확진자 폭증 추세가 최근 잦아들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베이징 보건당국 발표대로 실제 일시적인 집단면역 체계가 형성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대규모 감염을 통해 단기간 내 집단면역 체계를 달성하는 게 당초 중국이 희망한 시나리오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이 3년간 유지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제야 급격히 전환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중국은) 거대 감염 파도를 통해 집단면역 체계를 빠르게 구축한 뒤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기를 원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회복 국면으로 신속히 전환하기 위해선 차라리 단기간 내 대규모 감염을 통해 집단면역 체계를 구축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