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 554억6,000만 달러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56조9,0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은 2.6% 소폭 감소한 58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수출 감소세는 4개월째 이어졌고,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래 11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깊어지는 수출 불황의 골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격감이 크게 작용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지난해 대비 44.5% 급감했다. 이는 전월 수출액 낙폭(28.8%)보다 훨씬 커진 규모로,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 수출 격감은 글로벌 불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대 수요처인 중국 수출이 무려 46.6%나 격감한 탓이 크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체 중국 수출도 31.4% 급감해 시장별 수출 감소를 이끌었다.
1월 수출 상황은 반도체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우리 무역의 구조적 문제를 새삼 일깨운다. 수출 상품·시장 다변화 정책이 더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1일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로 인한 무역 위축을 경고하고,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와 핵심 품목 수출의 미·중 편중 극복 등을 제안했다.
수출 상품·시장의 다변화가 반도체 경쟁력이나 기존 주력 시장 수출에 힘을 덜 쏟으란 주장은 물론 아니다. 상품 다변화는 그간 중국 특수로 인해 지연됐던 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 신산업·신상품을 새로 육성하자는 얘기다. 시장 다변화 역시 기존 시장에 더해 동남아와 중동 등 신성장 지역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역 지원과 함께 산업 구조조정책도 적극 가동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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