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종합대책]
빌라 시세, 전세가율 등 제공
적정 전세가 가늠 쉬워져
2일 첫선을 보인 '안심전세 애플리케이션(앱)'은 정부가 4개월에 걸쳐 준비한 회심의 카드다. 모바일 앱에 빌라 주소를 찍으면 해당 빌라의 매매시세와 낙찰가율, 전세가율, 보증사고 이력, 전세 실거래가 등을 알려준다. 세입자 스스로 이런 정보를 종합해 터무니없이 시세를 부풀린 불량 전셋집을 거르라는 취지다.
정보 종합하니 "이거 깡통전세네"
이날 낮 12시 공개된 안심전세앱을 사용해 보니, 빌라 전셋집을 찾는 사회초년생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본보는 지난해 '파멸의 덫, 전세사기' 시리즈를 보도하면서 알게 된, 실제 전세사기에 이용된 빌라 60여 곳을 추렸다. 감정평가로 전셋값을 최대한 부풀려 세입자를 들인 뒤, 세입자가 낸 보증금으로 빌라 대금 100%를 치르는 동시진행(무갭 투자) 방식이 사용된 곳들이다.
안심전세앱에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동시진행으로 세입자를 모집한 A빌라를 검색해 봤다. 당시 분양업자들만 접속 가능한 전용 앱에는 분양가와 전셋값 모두 4억8,500만 원(전용면적 11㎡)에 올라왔다. 세입자를 구해주는 대가로 걸린 보상금은 5,000만 원. 이후 인터넷엔 A빌라를 홍보하는 중개업자 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일반인은 이런 실상을 전혀 알 수가 없다.
안심전세앱이 알려준 A빌라 정보는 이랬다. '매매시세 4억2,000만~4억7,000만 원. 낙찰가율 71.7%, 전세가율 87.9%, 전세보증 사고 68건, 최근 거래된 전셋값 2억9,500만 원, 경매 낙찰가율을 고려한 낙찰 예상금액 3억2,100만 원.' 아울러 앱에 '3억9,000만 원 이하에 전세 계약을 하는 걸 권유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런 정보를 종합하면 중개업자가 이자 지원 등을 앞세우며 제시한 전셋값 4억8,500만 원은 터무니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전세보증 가능 여부도 알려준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빌라만큼 최근 전세사기에 많이 이용된 오피스텔은 현재 앱이 시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전세사기에 이용된 B오피스텔을 검색하니 '공개 대상이 아니거나 시세 검토 중' 메시지가 떴다. 다만 전세보증 사고 이력 건수(30건)는 표시됐다.
정부는 공개 범위를 차차 넓힐 계획이다. 7월 주택 유형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하고, 지방도 공개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신축 빌라는 준공 1개월 전 '잠정 시세' 정보까지 추가할 방침이다.
집주인 정보도 한 번에 공개
앱은 집주인의 상세 정보도 제공한다. 과거 보증 사고 여부, 세금 체납 이력을 알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집주인이 직접 앱을 열어 세입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2.0버전이 나오는 하반기부터 임대인이 동의하면 임차인 앱 화면에 관련 정보가 표출된다.
정부는 3.0버전을 염두에 둔다. 국회에서 집주인 정보 공개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집주인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앱에서 바로 집주인 정보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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