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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원자력 수소... 대한민국이 에너지수출국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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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원자력 수소... 대한민국이 에너지수출국 대전환”

입력
2023.02.06 17:00
수정
2023.02.06 17:54
0 0

[이슈 & 인물]손병복 경북 울진군수
울진, 국내 원자력발전 33%...'비송전 전력'으로 수소 생산
청정수소 대량생산 최적지...한국 수소경제벨트 중심지로
유사시 대피로 부족 문제, 국도 36호선 반드시 확장돼야
울진 골프장 준공 약속 못 지킨 수탁업체, 계약해지할 것
산불 피해 복구방안 용역 중...군민 잘 사는 울진 만들 터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가 지난 2일 집무실에서 울진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 사진을 배경으로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가 지난 2일 집무실에서 울진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 사진을 배경으로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은 지난해 3월 산림 2만여 ha를 태웠던 9일 간의 악몽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일 울진군청에서 손병복(66) 울진군수를 만날 때도 가슴에 단 '산불조심' 리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산불 피해 극복은 물론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도 푹 빠져 있었다. 한울원자력본부장을 지낸 손 군수는 전기를 넘어 수소를 생산하는 단계가 원전의 최고봉이라고 했다. 원자력수소 생산단지를 조성해 대한민국이 에너지수출국으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비상활주로와 울진골프장 등 울진의 각종 현안을 들어봤다.

경북 울진군이 죽변면 후정리 일대 계획 중인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조감도.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이 죽변면 후정리 일대 계획 중인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조감도. 울진군 제공

-울진이 원자력수소 산업단지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좀 생소하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기술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원자력이다. 가장 값이 싸고, 탄소도 배출되지 않는다. 24시간 가동하는 원전은 남아도는 ‘비송전 전력’을 수소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울진은 국내서 가장 많은 원전(7기)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다. 국내 원자력 발전량의 33%를 책임지고 있다. 수소산업단지를 건설하면 자원부족 국가인 대한민국이 에너지 수출국으로 대전환하게 된다."

-비송전 전력이 얼마나 많길래 수출까지 한다는 건가.

"울진 원전의 발전용량은 12.54GW(기가와트)로 이중 0.94GW가 비송전 전력이다. 신한울 4호기까지 모두 10기의 원전이 울진서 가동되고 송전선로도 개설되더라도 0.28GW는 비송전 전력으로 남는다. 이 정도면 수소산단 공급량으로 충분하다. 수소생산 기술은 이미 완성돼 있다.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소를 얻느냐가 관건이다. 액화수소 운반선으로 내수는 물론 수출할 수 있다."

-수소산단 유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울원전과 신한울원전이 있는 북면 옆 죽변면 후정리 일대 157만 8,270㎡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일대에 신한울 4호기까지 완공돼 원전 10기가 가동되면 세계 최대 규모 원전 지역이 된다. 청정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적지로 대한민국 수소경제벨트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효성과 GS건설, 롯데케미칼, SK에코플랜트, 삼성ENG, 현대ENG 등 국내 수소 관련 대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 중이다. 수소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와도 협의 중이다."

-원전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사고 가능성을 전제로 원전을 건설하면 안된다. 원전에서 일해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원전 설계단계부터 송전까지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나라 원자로는 일본 후쿠시마보다 5배 크고, 비상발전기와 발전차량 등 모든 대책을 갖추고 있다. 만의 하나 방사능 누출 상황을 가정할 경우 군민이 동시에 지역을 벗어날 수 있는 대피로가 부족하다. 남북으로 국도 7호선과 동서로 왕복2차로에 불과한 국도 36호선이 있다. 확장해야 한다."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한울원자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한울원자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한울 3·4호기 건설로 죽변면 군 비상활주로가 기성면에 있는 비행훈련원으로 이전하게 됐다. 기성면 주민의 반발이 심하다.

“주민 반발은 기존 비행훈련원의 소음 때문이다. 공항 같으면 항공기가 뜨고 내릴 때만 소음이 심하지만, 비행훈련원은 비행기가 뜨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소음이 발생한다. 주민들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정부도 기성면 비행훈련원 소음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

-원전 지원금으로 지은 울진군 골프장 마린CC 공사가 늦어져 말썽이다.

“800억 원 넘게 들여 지은 골프장인데 클럽하우스와 32실의 골프텔을 못 지어 준공을 못했다. 대신 클럽하우스와 골프텔을 포함해 마무리 공사를 해 군에 기부하면 11년간 운영권을 주는 조건으로 민간 수탁업체를 선정했으나 약속한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완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 산불이 났고 울진군이 경북도에 임시 사용허가를 받아 먼저 운영을 하게 됐다. 업체의 계약연장 요구를 한 번은 들어줬지만 지난해 말로 정해진 기한 안에도 공사를 못해 해당 업체와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울진군 민간위탁관리위원회는 3일 울진마린골프장 계약해지 건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3월 큰 산불 났다. 복구 상황은.

“당시 산불로 총 1,777억 원의 피해를 입었고 복구에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민 180가구 가운데 16가구가 집을 새로 지었고, 70가구는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94가구는 집짓기를 포기하고 임시 거주시설에 머물고 있다. 금융비용 부담 때문이다. 현재 산불 피해현장에 불 탄 나무를 벌채하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복구할 지 용역 중이다."

-임기 중 울진의 청사진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군민들이 잘 사는 울진을 만들겠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가 시작되면 앞으로 10년간 공사인력과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볼거리와 먹거리를 개발하겠다. 농가들이 고정소득을 올리고 젊은 농부가 많이 생겨나도록 농업대전환을 추진하겠다. 또 울진에 수소산단이 조성되면 4년제 대학 분교는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가 지난 2일 울진군청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가 지난 2일 울진군청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약력

△계성고, 중앙대 경제학 학사 △삼성중공업 경영관리·기획담당 △삼성중공업 재무팀·기획팀·혁신팀 총괄 상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실장 △삼성엔지니어링㈜ 외주관리부문장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장 △울진인재육성아카데미 대표

대담= 전준호 기자
정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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