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고용 52만 명 증가
물가 재상승, 금리 인상 지속 우려
6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3원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6일(+26원) 이후 두 달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금리 인상)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1,252.8원으로 마감했다. 2일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1,220.3원을 기록했으나 불과 2거래일 만에 30원 이상 반등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을 처음 인정하면서 이르면 3월 연준이 금리 인상 주기를 종료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졌다.
미국 1월 고용보고서 발표로 상황은 급변했다. 3일 미국 고용통계국은 지난달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51만7,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18만5,000명 증가)을 3배나 웃돌 정도로 고용시장이 활기를 띤다는 뜻이었다. 반면 실업률(3.4%)은 1969년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튿날엔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경기가 호황"이라는 지표(ISM비제조업지수)까지 나왔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탄탄한 고용이 임금과 물가를 차례대로 올릴 가능성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급상승한 것은 물론, 100선으로 하락했던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달러 인덱스)도 103에 가깝게 치솟았다.
나스닥(-1.6%) 등 주요국 지수 하락은 국내 증시도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 낮은 2,438.19로 마감했다.
WSJ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 사실상 없다"
전문가들도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내려놓을 것을 주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문가 의견을 인용, "심각한 침체에 빠지거나, 인플레이션이 2%에 수렴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경우에만 올해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선 둘 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일부는 파월의 우려와 달리 '임금→물가 상승' 경로가 작동하지 않는,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별 임금 인상률이 하향 안정화 중이고, 1월 신규 고용이 많았던 레저 분야의 임금상승률은 0%였다"며 "이번 고용보고서는 '추가 긴축'보다 '연내 인하 기대감'을 축소하는 재료"라고 평가했다.
새 경기지표에 관한 연준의 평가는 우리 시간으로 8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경제클럽이 주최하는 대담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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