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CEO "챗봇 람다, 몇 주 내 출시"
어려운 주제 쉽게 설명하는 능력 갖춰
MS는 내일 챗GPT 개발사와 행사 예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불씨를 댕긴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의 AI 챗봇 전쟁의 열기가 뜨겁다.
구글은 6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를 바탕으로 한 AI 챗봇 '바드'(Bard·시인)를 몇 주 안에 출시할 것이라 확인하고, 소수의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챗GPT를 개발한 스타트업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5,700억 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MS)도 7일 자체 행사를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챗GPT 활용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바드 개발에 전사적 역량 투입
구글을 이끄는 순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몇 주 안에 대중에게 제공하기 앞서 오늘 신뢰할 만한 테스터들에게 바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3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르면 몇 주 안'에 AI 챗봇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 이름이 '바드'라는 것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피차이 CEO는 "바드의 응답이 정보의 품질과 안전성,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외부 피드백을 내부 테스트 결과와 결합할 것"이라고 했다. 테스트 기간을 통해 바드의 품질을 더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피차이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다음 주 중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바드 도그푸드(dogfood)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할 것"이라고도 공지했다. 도그푸드란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정식 출시하기 전 사내에서 테스트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피차이 CEO는 공지문에서 "특별한, 전사적 도그푸드"란 표현을 썼는데, 이는 구글이 바드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구글 "검색 엔진에도 람다 적용할 것"
구글은 오랜 기간 AI 분야 선두주자로 꼽혀왔지만,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은 오픈AI에 빼앗긴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피차이 CEO는 이날 바드의 강점을 미리 소개했다. 그의 설명을 보자면, 바드는 ①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끌어와 응답에 활용한다. 인터넷과 연결돼 있지 않고 2021년까지 모은 정보만을 학습한 챗GPT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을 것이란 얘기다. 바드는 또 ②복잡한 주제를 단순화 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아홉 살 아이한테 설명해달라"고 하면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답변할 수 있다는 게 구글 측의 주장이다.
바드의 밑바탕이 된 람다는 1,370억 개의 매개 변수를 활용해 1조5,600억 개에 이르는 단어와 대화 데이터, 문서를 학습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람다 개발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가 "람다는 자의식을 가졌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일이 있다.
구글은 람다를 구글 검색에도 결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피아노에는 몇 개의 건반이 있나요?' 같은 단순한 질문뿐 아니라 '피아노나 기타 중 뭐가 더 배우기 쉽고, 각각은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가요?'처럼 깊은 통찰력이 필요한 질문에도 장문으로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구글은 외부 개발자들이 람다를 활용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기반 기술을 개방할 예정이다.
MS, 챗GPT 개발한 오픈AI와 협력 방안 발표할 듯
이날 구글의 바드 발표는 챗GPT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MS가 7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함께 행사를 열 것이란 소식이 퍼지던 중에 나온 깜짝 발표였기 때문이다. MS는 구글의 발표가 전해지자 마자 이튿날 행사 개최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AI 주도권을 둘러싼 두 업체의 팽팽한 기싸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MS의 행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픈AI와의 포괄적 협력 방안과 챗GPT 활용 계획 등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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