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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투자받은 카카오, SM엔터 2대주주 올라…최대 주주 이수만은 "법적 대응"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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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투자받은 카카오, SM엔터 2대주주 올라…최대 주주 이수만은 "법적 대응" 반발

입력
2023.02.07 22: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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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억 원 투입해 SM엔터 주식 9.05% 취득
K팝 아티스트 보유한 SM과 IP 유통 경쟁력 갖춘 카카오
글로벌 겨냥 K팝 아티스트 공동 기획
최대주주 이수만은 즉각 반대 성명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의 2대 주주에 올라선다. 카카오는 SM 소속 가수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최대 주주인 이수만 창업자가 카카오의 지분 인수에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SM 경영권을 두고 내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7일 SM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1,119억 원에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1,052억 원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카카오는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18.78%, 지난해 3분기 기준)에 이어 2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수만 창업자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예상을 해왔다. 최근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자금 여력도 생긴 상황이었다.

2021년 이 창업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CJ ENM 등 주요 엔터 기업들이 이 지분에 관심을 보여왔다. 최종적으로 카카오엔터가 이 창업자와 지분 매각 관련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 가격이나 경영 참여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카카오는 회사 측과 손을 잡았다.



글로벌 진출 목마른 카카오, SM의 핵심 IP 확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NCT 127이 1월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모비스타 아레나에서 K팝 가수로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NCT 127이 1월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모비스타 아레나에서 K팝 가수로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투자와 함께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은 3자간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카카오엔터는 아이유, 아이브, 유재석, 공유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K팝 분야에서 약점을 보였다. SM은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보유했지만 드라마, 영화, 웹툰 등 새로운 분야로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확대에 목말라 있는 카카오에 SM은 파트너로서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M 매출의 63%는 해외에서 벌었다.

MOU에 참여한 3개 회사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또 글로벌 음반, 음원의 제작 및 유통 등 음악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협업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치열한 글로벌 음악 및 콘텐츠 시장 경쟁에 함께 대응하고 K콘텐츠의 글로벌 메인스트림 공략에 두 회사가 서로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협력을 통해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수만 측 "민형사상 법적 대응 나설 것"

이수만 SM엔터 창업자.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SM엔터 창업자.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지분 매각에 따라 이 창업자의 회사 내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 창업자가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으로 무려 240억 원을 가져갔다며 체계 개편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에 SM은 3일 이 창업자를 배제한 미래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와중에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서자 이 창업자 측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 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우는 "최대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 주가는 4.29% 오른 6만8,000원에 마감했다. SM은 2.28% 하락한 9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안하늘 기자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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