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딸과 인민군 숙소 방문
"우리 군은 세상에서 제일 강한 군대"
김주애 예우 표현, 점점 수위 높아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을 하루 앞둔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부녀가 동시에 공개 행보에 나선 건 올해 처음, 지난해부터 치면 4번째다. 백두혈통으로 향후 후계자가 될지도 모를 딸의 입지를 부각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의도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강대한 주체 조선의 청사에 금문자로 새겨질 조선인민군창건 75돌을 맞으며 2월 7일 인민군 장령들의 숙소를 축하 방문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꿈결에도 그립고 뵙고 싶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하시였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동행한 자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함께 실은 사진에는 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건군절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이 담겼다. 연회에는 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도 참석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주애가 부모 사이 가운데 자리에 앉았고 뒤에는 군 지휘부인 박수일 총참모장,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총정치국장, 황병서 전 총정치국장이 서 있다. 북한군이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주애에게도 충성한다고 맹세하는 듯한 구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 인민군대의 75년사의 최대의 영광은 세월의 흐름에도 역사의 광풍 속에서도 억세고 줄기차게 이어지는 위대한 계승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혁명무력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새 세대 지휘관들과 병사들은 준엄한 혁명전쟁이나 혁명의 간고한 시련기는 겪어보지 못하였다"면서도 "둘도 없는 생을 한 점 아쉬움 없이 바치는 우리 인민군대 특유의 절대적 충실성, 전 세대들의 특질을 그대로 유전받았다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척도 위대했지만 계승 또한 위대하기에 우리 군대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군대라는 시대와 력사의 값높은 부름을 쟁취하게 되였다"고 밝혔다. 다만, 남측이나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주애를 두고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한 데 주목한다"면서 "일반 간부들에게도 절대 사용하지 않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써서 주애에 대한 개인 숭배를 의도적으로 조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북한 관영매체가 주애를 소개할 때 붙인 예우 차원의 수식어는 시간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노동신문은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달 27일 자 노동신문에는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으로 바뀌었다.
한편, 건군절을 기념한 북한의 열병식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8일 저녁 열릴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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