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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유일 기소 곽상도 무죄… 박영수·권순일 수사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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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유일 기소 곽상도 무죄… 박영수·권순일 수사도 '먹구름'

입력
2023.02.09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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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뇌물수수·알선수재 핵심 혐의 무죄
1심 재판부 "檢 제출 증거로는 입증 안 돼"
법조계 "녹취록·전언만으론 역부족" 분석
'부실 수사' 도마… 檢 "적극 항소할 계획"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법원이 8일 '50억 클럽'에 거론된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면서 검찰 수사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곽 전 의원은 '50억 클럽' 인사 중 유일하게 검찰이 기소한 인물이다. 거액을 받은 사실이 공개돼 혐의가 가장 뚜렷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50억 클럽' 의혹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정치권·법조계·언론계 인사 6명에게 50억 원씩 챙겨주려고 한 정황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주목받았다. 곽 전 의원 이외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거명됐다.

곽 전 의원은 30대 대리에 불과한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곽 전 의원은 파장이 커지자 국회의원 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정영학 녹취록'을 살펴보면, 김만배씨는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고 말한다. 김씨가 "(병채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거냐"고 한다며 골치아파하거나, 분양 수익 420억 원을 '50억 클럽' 인사들에게 분배하려고 한 명씩 이름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부분도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거론 인사들의 반론. 시각물=강준구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거론 인사들의 반론. 시각물=강준구 기자

1심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성과급 50억 원이 이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곽 전 의원의 하나은행 컨소시엄 문제 해결 대가로 연결되긴 어렵다고 봤다. 아들 병채씨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곽 전 의원을 대리해 금품을 받았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영학 녹취록과 남욱 변호사 등의 전언을 토대로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 원을 줘야 한다고 말했고, 지급방안을 논의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김씨의 '50억 클럽' 발언 시점이 대장동 사업 공통비 분담을 두고 남 변호사 및 정 회계사와 분쟁을 벌이기 시작한 이후라는 점과 대가성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허언'이란 김씨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녹취록과 전언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향후 다른 '50억 클럽' 인사에 대한 수사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선고 결과만 놓고 보면, 녹취록 속 김만배씨 진술과 대장동 일당의 전언에만 의존해선 유죄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검찰은 김씨가 벌어들인 범죄수익 흐름을 추적하며 '50억 클럽'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곽 전 의원 이외의 다른 인사들에 대해선 수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선고 직후 "객관적인 증거 등에 의해 확인된 사실관계에 비춰 재판부의 무죄 판단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판결문을 상세히 분석한 후 적극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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