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중앙대병원 연구팀, 뇌졸중 환자 110명 연구 결과
대기업 임원인 김모(54)씨는 뇌졸중을 두 번이나 겪었다. 김씨는 두 차례의 뇌졸중을 잘 이겨냈지만 다시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그런데 뇌졸중 예후(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뇌졸중에 매년 10만5,000명 정도가 노출되고,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사망한다. 국내 사망 원인 4위여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 정도가 발음ㆍ보행ㆍ운동장애 같은 후유증을 앓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도 겪는다.
김정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박광열·석주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5년 8월~2020년 2월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110명을 양전자단층촬영(FDG-PET)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뇌 속에 있는 편도체(扁桃體ㆍAmygdala)와 척추 대사 활성도가 높으면 뇌졸중 예후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편도체는 공포ㆍ불안ㆍ스트레스를 느낄 때 활성화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졸중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새 지표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망 위험이 높은 뇌졸중 예후를 개선하려면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혈관 위험 인자를 제대로 관리해도 재발이나 혈관 질환을 겪는 뇌졸중 환자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원인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전통적인 위험 인자 외에 뇌 속 편도체에 주목했다. 편도체 대사 작용이 활발해지면 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최근 연구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이전에는 연구되지 않았던 편도체가 뇌졸중 환자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냈다.
이를 위해 2015년 8월~2020년 2월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110명을 FDG-PET로 검사했다. 이후 퇴원 환자들의 뇌졸중 재발 및 혈관 사건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편도체 대사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3.1배 증가했다. 척추 대사 활성도가 높으면 뇌졸중 재발 위험이 4.9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뇌ㆍ심장을 연결하는 신경 경로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의미가 있다.
또 연구 결과는 불안ㆍ스트레스를 치료하면 뇌졸중 재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뇌졸중 치료 전략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로 뇌졸중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병태 생리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메커니즘을 더 정확히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심혈관 영상 저널(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1월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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