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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검사에서 검출된 유아인 '대마' 효과는…"도취감·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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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검사에서 검출된 유아인 '대마' 효과는…"도취감·환각"

입력
2023.02.11 13:00
수정
2023.02.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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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풀리고 들뜬 웃음…빠른 감정 변화
뇌 손상 일으켜…정신·신체 모두 악영향

유아인

유아인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의 소변에서 일반 대마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은 종류별로 나타나는 투약 후 증상(약리 작용)이 다른데, 대마의 대표적인 효과는 ‘환각’과 ‘도취감’이다.

10일 대검찰청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마약은 약리작용을 기준으로 크게 억제(진정)계열과 흥분계열로 나뉜다. 헤로인·케타민 등 억제계열 마약을 투약한 사범은 나른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괴력으로 보일 정도로 힘이 세거나 과도하게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 필로폰·코카인 등 흥분계열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검사에서 검출된 유아인의 소변 속 대마는 억제계열 마약으로 분류된다. 특히 도취감과 환각이 특징이다. 긴장이 풀리고, 웃음이 나면서 공중에 뜨는 것 같거나 꿈꾸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적은 양을 투약했을 때에는 초조감과 풍족감, 공복감 등을 느낀다. 많은 양을 투약할 경우 빠른 감정 변화, 집중력 상실, 자아상실, 환각, 환청 등이 나타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선 검출되지 않았으나, 유아인이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포폴도 진정 작용을 한다.

모든 마약은 공통적으로 동기와 정서와 관계되어 있는 뇌 영역인 ‘변연계’와 조절·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두엽’을 포함해 뇌 전반에 손상을 입힌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기분장애, 환각을 동반한 정신증, 불안과 공황은 마약중독자들에게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충동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다. 억제 계열 마약을 사용할 경우, 호흡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가만히 누워 있다가도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할 수도 있다. 필로폰·엑스터시(MDMA) 등 흥분계열 마약은 혈압이 올라 심장에 무리를 주거나, 사망에 이를 정도로 체온을 올리기도 한다. 심장과 신장, 폐 손상도 뒤따른다.

이 때문에 마약 사범 연령대도 높지 않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낸 ‘12월 마약류 월간 동향’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마약 사범은 22.5%에 불과하다. 70대 이상 마약사범은 따로 분류해 집계조차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 마약을 투약하던 사람들이 나이 들어서 그만하게 되는 게 아니라, 마약을 투약한 사람들이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마약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마약이 ‘보상 회로’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배고플 때 음식을 먹는 것, 목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것, 칭찬받을 때 등엔 뇌의 보상회로에서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 분비가 늘어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쾌감을 느낀다. 마약 투약 시엔 신체의 자연적인 보상보다 2배에서 100배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에, 마약으로 인한 도파민 분비를 경험한 후에는 일상적인 상황으로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덕종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단에서 2019년 11월 발간한 ‘건강인’에서 “마약 투약으로 온도 감각과 통증 감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호흡 억제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급격한 감정 변화에 우울감이 강하게 올 수도 있다. 만성적으로 사용할 경우, 즐거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만성적인 무기력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욕구를 통제하며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제어장치가 망가진 상태가 반복되면 위험하고 돌이키기 어려운 행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마약으로 인한 문제는 한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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