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뉴스 속에 가려진 러시아의 대공세 임박
러시아군 오합지졸, 군지도부 무능하다는 착각
우크라이나, 감당키 어려운 전쟁 중임을 인식해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반러시아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러시아 전문가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전쟁의 와중에 너무 많은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어서 사실이 거짓처럼 들리고 거짓이 진리인 것처럼 들리는 형국이니 더욱더 그렇다. 그간의 편향된 뉴스 보도로 인해 만들어진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부합하지 않는 얘기를 하면 대부분 못 믿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을 언제까지 외면만 할 수는 없다. 잘못한 상황 판단은 부적절한 대응을 낳고 그 결과 생각지 못한 난국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혹은 이미 시작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군이 고전하고 있다는 뉴스도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은 오합지졸이고 러시아 군지도부는 무능하고 러시아 탱크는 대부분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운 뉴스다. 작년 11월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탈환 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지역, 그리고 크림반도를 곧 탈환할 것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드네프르강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나마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잘 방어해서 전선이 고착되는 듯이 보였다. 이에 대부분이 전쟁이 소모전,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그렇다면 어쩌다 돈바스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 첫째는 병력 문제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까지 10차에 걸쳐 대대적으로 병력을 동원하였지만, 그간의 치열한 전투로 인하여 많은 사상자를 냈다. 뉴스에서는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이 10만 명에 달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실상은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손실도 러시아군의 손실에 필적한다. 지난 해 11월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마크 밀리는 러시아측과 우크라이나측 양쪽이 약 10만 명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유럽 집행위원장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 2만 명을 포함하면 우크라이나 측 사망자 수가 12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최근 한 뉴스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사망자가 157,00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수치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러시아군 못지않게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손실도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둘째, 무기 부족 문제이다. 우크라이나 측의 탱크 지원 요청에 따라 미국의 에이브럼스, 독일의 레오파트2 탱크 지원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서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것은 역으로 우크라이나가 나토 측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들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탱크가 부족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인 것이다. 실제 돈바스 및 루한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에게 적절한 무기 보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측은 어떤가? 지난 9월 부분동원령에 의해 30만 병력을 동원한 이후 훈련을 거쳐 이들 병력을 실전에 배치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정예부대도 함께 하니 전선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은 3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또한 러시아 전체 군 병력이 115만 명이니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예비 병역도 적지 않다.
한편 러시아는 부분동원령과 더불어 군수물자 생산을 급격히 늘렸다. 러시아 탱크가 다 파괴된 것도 아니지만, 파괴되는 수보다 생산되는 수가 더 많다. 그렇지 않다면 어디서 전차 2천대가 불쑥 나타나겠는가? 지금 이 시간도 러시아 군수공장은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 그러니 러시아 미사일이 고갈되었다는 둥, 탱크가 부족하다는 둥 하는 뉴스는 다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병력과 군수 물자 보급만으로 전쟁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감당하기 힘든 상대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나토가 지원하는 몇 백대의 탱크가 우크라이나를 구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 때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도착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필자 요청으로 현지 상황을 반영해 수정한 칼럼을 다시 올립니다. 한국일보는 원기사가 인용한 데이터를 토대로 시각물을 제작했으나, 데이터 자체에 대한 진위 논란이 있어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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