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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논란' 공방장 된 與 전대 첫 연설회… 金·安 거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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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논란' 공방장 된 與 전대 첫 연설회… 金·安 거센 신경전

입력
2023.02.13 19:00
수정
2023.02.14 07:04
5면
0 0

安 "탄핵 언급 정신상태"… 金 "安, 다급할 것"
최고위원 후보서도 공방 소재…장제원까지 가세
당내서도 과열 우려… 정진석 "우리 적은 분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이 13일 오후 제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 제주=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이 13일 오후 제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 제주=뉴시스


"김기현! 안철수! 김기현! 안철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13일 제주도 한 호텔 연회장은 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의 이름을 동시에 연호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김 후보 지지자가 '김기현'을 외치면 안 후보 지지자가 이에 뒤질세라 '안철수'를 외치는 식이었다. 당권 레이스가 두 후보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흐르며 경쟁도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연설에선 최근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우려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격렬했다. 당을 이끌 비전을 밝히는 합동연설회 자리가 비방으로 얼룩지자, 당원들 사이에선 과열된 전대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安 "탄핵 언급 정신 상태"… 金 "安, 다급할 것"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국민의힘 제주 합동연설회는 제주도당을 비롯해 각지에서 몰려든 당원 800여 명의 함성 소리로 격렬한 대선 대결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유력 당대표 후보인 김 후보와 안 후보 지지자들의 신경전이 거셌다. 안 후보가 정견 발표 도중 "어떤 당대표를 원하시는가"라고 묻자 김 후보 지지자들이 "김기현"이라고 외치면서 사회자가 진화에 나서고, 김 후보 정견 발표 중 안 후보 지지자가 항의하는 바람에 양측이 다툼을 벌이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김 후보가 11일 안 후보를 겨냥해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대표로)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한 것을 거듭 꼬집은 발언이다. 안 후보는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대표" 등 김 후보를 향해 줄곧 수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김 후보는 정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내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원팀'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제가 (당원 여론조사에서) 1등이고, 2등과 격차가 크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느냐. 아마 (안 후보가) 다급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과열되는 경쟁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제가 당대표가 되면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를 상임특별고문으로 모셔 상시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화합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정견 발표에선 "(총선 승리를 위해) 당대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면 안 된다" "정통보수의 뿌리를 든든히 내린 제가 돼야 당이 안정된다"며 친윤계 단일 후보임을 재차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 장제원까지 논란 가세… 千은 양쪽 동시 겨냥

국민의힘 정진석(왼쪽 아홉 번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공약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왼쪽 아홉 번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공약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탄핵 발언 공방은 최고위원 후보 연설에서도 공방의 소재가 됐다. 이준석계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는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탄핵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코끼리는 말하지 마' 프레임이 있다. 우리 당내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윤계 지지를 받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지나간 가슴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로 이해했고, (당원들이) 당정 일치 지도부인지, 자기 정치하는 지도부인지 선택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김 후보 편을 들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도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당정이 분리돼 충돌했을 때 얼마나 힘들어졌는지를 강조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 후보를 옹호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김·안 후보를 모두 비판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 그는 김 후보의 탄핵 발언에 대해선 "김기현 캠프에서 대통령 탈당 이야기도 나왔다. 적극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안 후보에 대해선 "(정견 발표에서) 안 후보가 '안철수 대 김기현'이라고 하니 제 주변 지도부가 다 웃었다"고 꼬집었다.

당내서도 "투표하기 싫다" 우려… 정진석 "우리 적은 분열"

전대가 비방전으로 흐르자 당내에선 걱정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이날 연설회에 참석한 한 제주도당 당원은 "당이 분열되는 모습에 투표하러 가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연설회에 앞서 "우리 적은 분열"이라며 "반목과 갈등을 종식하고 단결과 전진의 국민의힘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제주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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