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가능성 낮고, '2차 피해' 위험도 커져
일부선 구조작업 대신 '생존자 지원'에 초점
그럼에도 기적 잇따라... 180시간 만에 구출
13일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외곽에 마련된 지진 피해 희생자 임시 공동묘지에서 한 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뉴스1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째, 양국의 공식 사망자는 이제 3만7,000명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적적인 생환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이번 지진에 따른 희생자가 3만7,000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자국 내 사망자가 누적 3만1,64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시리아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 4,300여 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시리아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수를 더하면 시리아에서만 현재까지 5,714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3년 이란 대지진의 피해 규모(사망자 3만1,000명)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이번 강진은 2000년 대 들어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 사망)에 이어 역대 5번째로 큰 인명 피해를 낸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지진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나자 일부 지역에서는 구조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의 7개 지역에서 매몰자 구출 작업이 중단되고, 살아남아 구조된 이들에 대한 후속 지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존자들이 추위, 배고픔, 열악한 위생상태 등 ‘2차 피해’에 노출돼 목숨을 잃을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들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성인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전염성 피부병 ‘옴’이 유행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약탈행위까지 기승이다. 현재 튀르키예 8개 주에서는 하루 최소 48명이 약탈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특히 하타이주에서는 구호단체 직원을 사칭해 트럭 6대 분량의 식량을 가로채려 한 사건도 있었다.
상황이 열악해지자 강진 피해 지역을 빠져나가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까지 건물 총 10만8,000채가 파괴됐고, 40만 명이 피해 지역을 떠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도 이탈은 적지 않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530만 명이 이번 지진으로 거처를 잃었고, 20만 명이 피해 지역을 빠져나갔다. 현재 반군이 주둔 중인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 구호품이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정부의 방조와 별개로, 서북부 무장세력 간 다툼도 여전하다. 예컨대 반군 내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정부군 통제 지역에서 반군 장악 지역으로 구호 물품이 넘어오는 걸 거부했다. 지난 9일엔 구호 차량이 시리아 서북부로 진입하려다 무장 세력의 저지로 돌아간 일도 있었다. 무장세력의 텃세에 애꿎은 민간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적과 같은 생존자 구조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매몰 183시간 만에, 하타이주에선 13세 소년이 매몰 182시간 만에 각각 구조됐다. 아디야만에서도 60대 여성이 160여 시간 만에 살아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는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했고,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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