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일부 지역 "생존자 지원에 무게"
시리아 정부, 반군 지역 원조 통로 2곳 더 개방
'긴급 도움' 요하는 400만 인구, 숨통 트일까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뒤흔든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양국의 공식 사망자가 3만7,000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일부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잔해에 깔린 매몰자를 구조하는 대신, ‘2차 피해’를 겪는 생존자를 지원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강진 희생자가 3만7,000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자국 내 사망자가 3만1,64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시리아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 내 사망자는 총 5,714명에 달한다.
튀르키예 일부 지역에선 구조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7개 지역에서 매몰자 구출 작업을 멈췄으며,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무너진 건물 밑에 깔린 이들의 생존 확률이 극히 희박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지진 발생 후 생존 가능성을 연구한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는 AP통신에 “잔해에 갇히고 5일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급감한다.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엔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생존자들이 추위와 굶주림, 열악한 위생, 약탈 등 각종 ‘2차 피해’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실제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성인을 중심으로 강력한 전염성 피부병 ‘옴’이 유행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속 지원을 늘리지 않는다면 생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14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지진 발생 198시간 만에 남성 3명이 구조되는 등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 방치로 ‘구호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였던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유엔과 시리아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 지역 원조를 위해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서북부로 향하는 국경 통로 2개 지점(바브 알살람, 알라이)을 3개월간 개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은 단 하나의 지점(바브 알하와)을 통해서만 다닐 수 있었는데, 이제부턴 ‘구호의 길’이 좀 더 넓어진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총장은 “식량과 건강, 영양, 보호, 피난처, 겨울 물품 및 기타 구명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지역 인구 약 500만 명 중 최소 5분의 4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시리아를 향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기꺼이 행동으로 옮길 의향이 있다면, 시리아 국민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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