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 증가 폭, 22개월 만에 최소
늘어난 취업자 97%가 60세 이상 고령
"상반기 증가 둔화 폭 확대... 상저하고"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1월 고용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스1
수출 부진이 고용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만 명 넘게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는 15개월 만이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22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늘어난 취업자도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만1,000명 늘었다.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23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세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증가 폭은 줄고 있다. 지난해 5월(93만5,000명) 정점을 찍은 이후 8개월째 내리막이다. 전월 대비 취업자 수(계절조정)도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2만7,000명)이 작년 12월(-4만 명)보다 줄었다.
제조업 고용시장 냉각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8월부터 증가 폭이 둔화하기 시작한 제조업 취업자 규모는 1월 들어 아예 1년 전보다 3만5,000명 줄었다. 감소 전환은 2021년 10월(-1만3,000명)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생산과 수출 감소 등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기획재정부 분석이다.
제조업과 함께 도소매업(-6만1,000명), 건설업(-3만9,000명), 운수창고업(-5만1,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반면 숙박ㆍ음식점업(21만4,000명), 보건ㆍ사회복지업(22만 명), 금융ㆍ보험업(1만6,000명)은 취업자가 늘었다.
줄어드는 취업자 증가 폭. 그래픽=송정근 기자
연령별로 보면 고령자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절대 다수인 97.3%가 60세 이상(40만 명)이었다. 30대, 50대는 각각 1만7,000명, 10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대 이하와 40대는 각각 5만1,000명, 6만3,000명 줄었다. 고용률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젊은 인구 감소의 여파다.
액면상 구직 여건은 어느 때보다 좋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3%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올라갔고 15~64세 고용률도 0.8%포인트 상승해 67.8%를 기록했는데, 둘 다 1982년 월간 통계 작성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다. 3.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내려간 실업률은 2014년 1월(3.4%)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치다.
상반기까지는 취업자 증가 규모가 미미할 전망이다. 올 초부터 현실화한 취업자 증가 폭 축소는 지난해 이례적 취업자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에 경기 둔화와 생산 연령 인구 감소가 포개진 결과로 기재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81만6,000명에 이르렀던 증가 폭이 올해는 10만 명 안팎에 그치고, 상반기 증가 폭이 하반기보다 적은 ‘상저하고’ 형태가 되리라는 게 정부 예상이다. 김시동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전년도 기저 영향을 크게 받으며 2월부터 둔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