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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보 지식인이 전하는 자이니치 투쟁의 역사

입력
2023.02.16 16:00
수정
2023.02.16 22: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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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공생을 향하여'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소 입소 조건인 귀화를 거부한 재일 한국인 변호사 김경득.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소 입소 조건인 귀화를 거부한 재일 한국인 변호사 김경득. 한국일보 자료사진

드라마 '파친코' 공개 후 차별을 견디며 정체성을 지켜 온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의 굴곡진 삶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이들의 세세한 투쟁사는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번역 출간된 신간 '공생을 향하여'는 일본의 진보 지식인 다나카 히로시(86)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자이니치의 투쟁사다. 다나카 교수는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며 외국인 차별 철폐 운동에 평생을 헌신해 왔다. 책은 역시 자이니치 문제에 주목해 온 마이니치신문 출신 프리랜서 언론인 나카무라 일성(54)이 다나카 교수를 인터뷰한 형식으로 풀어냈다.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소 입소 조건인 귀화를 거부한 재일 한국인 변호사 김경득.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소 입소 조건인 귀화를 거부한 재일 한국인 변호사 김경득. 한국일보 자료사진

1970년 박종석씨는 히타치제작소를 상대로 취직 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통명(通名·일본식 이름)으로 이 회사 입사시험에 합격한 박씨는 한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입사 직전 채용을 거부당했다. 한국인 피폭자 손진두씨의 일본 밀입국은 일본 사회에 조선인 원폭 피해자 차별 문제를 일깨운 계기였다. 1976년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경득씨는 사법연수소 입소 조건인 귀화를 거부했다. 책은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배제를 둘러싼 법정 투쟁과 공무원·교사 임용의 국적 조항 철폐 투쟁 등 2000년대 넘어서까지도 계속된 자이니치 권리 운동의 궤적을 꼼꼼하게 되짚는다.

다나카 교수가 인종 차별 철폐에 앞장서기로 결심한 것은 1960년대 아시아 유학생들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그는 이들과 교류하면서 외국인을 권리 향유 주체로 보지 않는 일본 사회를 향한 반발에 통렬히 공감했다. 요컨대 책은 퇴행하는 일본 인권의식에 대한 자기반성을 담은 동시에 동포와 다음 세대에게 정의를 돌려주려 끊임없이 싸워 온 자이니치의 삶을 통해 '공생'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다.

공생을 향하여·다나카 히로시·나카무라 일성 지음·길윤형 옮김·생각의힘 발행·380쪽·2만2,000원

공생을 향하여·다나카 히로시·나카무라 일성 지음·길윤형 옮김·생각의힘 발행·380쪽·2만2,0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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