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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에는 언제나 수학이 함께했다

입력
2023.02.16 16: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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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AI 음악까지, 수학적 아이디어의 향연
신간 '수학이 사랑한 음악'

미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코프가 소프트웨어 도구를 이용해 작곡을 하고 있다. 생각지도 제공

미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코프가 소프트웨어 도구를 이용해 작곡을 하고 있다. 생각지도 제공

음악 책이라면 고전 음악을 해석하거나 음악 이해 방법론을 소개한 것으로 예측하기 쉽다. 그런데 첫 장부터 대뜸 인공지능(AI)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뜬금없는 일은 아니다. AI는 어느새 음악 산업에서도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창조물이라고만 여겨온 음악을 이제는 수학과 기술의 융합물로 분석할 때가 왔다.

독일 훔볼트 공립 종합대학교 연구원인 음악학자 니키타 브라긴스키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AI 음악’(AI 기술로 자동 생성된 음악)의 비중이 커졌다고 본다. 오프라인 공연과 행사가 막히면서 음원 스트리밍이 대세가 됐고, 리코딩 등 제작 과정 전반이 개인화・디지털화됐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AI 음악의 역사가 최근 몇 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자는 “선사시대 뼈 피리도 구멍을 여닫는 원리를 이용해 음을 내는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수학적 아이디어와 함께 발전한 음악사를 촘촘히 짚는다. 음악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공식화한 첫 주자로는 악기 현의 길이 비율을 따져 조화로운 소리를 감별한 피타고라스가 꼽힌다. 중세 음악가들은 경우의 수를 따져 화성학의 기초를 다졌고, 20세기 초 구소련은 화음의 주파수를 통계학으로 분석했다. 1950년대부터 이미 디지털 컴퓨터가 음악 생성에 사용됐다.

머신러닝 등 기술이 다양해진 요즘, 저자는 음악이 개인화· 최적화됨과 동시에 대량 생산까지 가능해졌음을 인정한다.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침해한다”며 세태를 비판할지도 모를 독자에게 당부도 더한다. “AI 기술이 인간에게 해가 될지 논하는 건 내 초점이 아니었다. 미래 음악 기술 변화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더 쉽게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고 싶었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박은지 옮김・생각지도 발행・256쪽・1만9,000원

수학이 사랑한 음악・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박은지 옮김・생각지도 발행・256쪽・1만9,000원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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