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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약만 먹으면 '꾸벅꾸벅'…안 졸린 비염약 없나요?

입력
2023.0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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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타민 과도 분비돼 알레르기 비염 유발
항히스타민제, 개발 시기 따라 1~3세대 분류
1·2세대 졸릴 가능성…3세대 부작용 개선

편집자주

즐겁게 먹고 건강한 것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그만큼 음식과 약품은 삶과 뗄 수 없지만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소소하지만 알아야 할 식약 정보, 여기서 확인하세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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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린 게 아닌데도 요즘 콧물을 훌쩍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추운 날씨가 풀렸는데도 말이죠. 이유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비염 환자들은 비염약, 다시 말해 알레르기 약을 복용해 콧물을 억제하는데요. 유독 비염약만 먹으면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온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흐르는 콧물. 매번 풀 수도 없고, 풀어도 끝도 없이 나온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비염약을 복용하자니 공부 중에도 꾸벅, 근무 중에도 꾸벅 졸까 봐 망설이곤 합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는 이들은 더욱 비염약 복용을 꺼리게 됩니다. 위험천만한 졸음운전을 감수할 수는 없으니까요. 약을 안 먹자니 콧물 때문에 고생이고, 먹자니 너무 졸리고. 도대체 비염약은 왜 졸린 걸까요. 졸리지 않은 비염약은 없을까요.

알레르기성 비염, 히스타민 과도 분비가 주원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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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비염이 생기는 이유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보통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만드는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돼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들숨에 실려 오면 체내에 히스타민이 분비되는데, 히스타민은 주변 모세혈관을 확장해 백혈구를 집합시키고, 백혈구는 외부 침입자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히스타민 과도 분비는 쉽게 말해 코 점막이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아닌데도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겁니다. 문제는 히스타민이 모세혈관을 확장시킬 때 코 안에 점액이 생성되고 점막이 붓는 염증반응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때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흔하게 접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약은 항히스타민제가 대부분입니다. 과민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죠. 항히스타민제는 복용 후 졸음이나 진정 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비염약만 먹으면 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진정, 졸음, 피로감, 집중 장애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거든요.

비염약 1~3세대…1·2세대는 졸음 부작용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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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항히스타민제 비염약이 졸음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개발 시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개발 시기에 따라 1~3세대로 나뉘는데, 3세대로 갈수록 개선된 제품이라 부작용이 덜하다고 합니다.

초창기 개발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약효 지속기간이 짧아 여러 번 투여해야 합니다. 체내 반감기가 길어서 졸음이나 기억력 저하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지속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1세대 비염약을 먹고 나면 한동안 계속 졸리다는 건데, 심하게는 전날 저녁에 먹은 약 때문에 다음 날 낮까지 졸릴 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들어간 비염약이나 감기약 중에는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에 따라, 몸 상태에 따라 졸릴 수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2세대 비염약은 1세대의 부작용 보완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비해 졸음, 피로감, 기억력 감퇴, 집중 장애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합니다. 다만 2세대 역시 개개인에 따라 졸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세대 비염약들에는 약효가 빠른 대신 조금 더 졸리거나, 덜 졸리지만 약효가 더디게 나타나는 등의 편차가 있습니다.

3세대 항히스타민제, 졸음 부작용 거의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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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세대의 장단점을 모두 개선한 게 3세대 항히스타민제입니다. 펙소페나딘, 데스로라타딘, 레보세티리진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3세대로 분류하는데, 이 약들은 졸음 부작용이 2세대보다 더 줄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항히스타민제를 반드시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부작용이 덜한 3세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운전을 해야 한다면 아무리 3세대 비염약이라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레르기성 비염약 복용 후 졸음이나 진정 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장시간·장거리 자동차 운전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비염 치료에 대부분 항히스타민제가 쓰이긴 하지만 이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가 있는데, 염증반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염증반응을 저해해 코막힘 등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조절하는 비강 분무용 스테로이드제도 있습니다. 그러니 의사, 약사와 상담해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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