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문제에 보수파 흔들기 겹쳐
교황 "생전 사임 유행 아냐" 일축
여러 차례 사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일축하고 나섰다. 교황의 사임이 '유행'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아프리카 순방 당시 사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황은 "2013년 선출 당시 추후 건강 상태가 나빠질 것에 대비해 사임서에 미리 서명했고,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이었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에게 줬으나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해당 사임서를 "사임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의식이나 인지 능력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쓴 것"이라며 "교황들의 사임이 하나의 유행이나 정상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건강상의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느껴 용기를 낸 것"이라고 했다.
교황의 은퇴 가능성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그의 건강과 더불어 가톨릭계 보수 강경파의 '프란치스코 비토' 목소리 때문이다. 그는 2021년 결장 협착층 수술을 받았고 이듬해에도 무릎 연골을 지지하는 보강물을 삽입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 교황의 개혁 행보에 불만을 품은 보수파가 언론에 그를 비판하는 쪽지를 건네는 등 자진 사임을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교황 역시 재위 초기부터 사임 가능성에 대해 종종 언급했다. 지난해 8월에도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내 나이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며 "교황도 교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임하면 모국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지 않고 '로마 명예 주교'로 남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그랬던 교황이지만 이날은 교황직이 종신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을 지키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은 "매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때마다 사임을 해야 한다면 6개월마다 교황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교황의 발언은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한 예수회 신부이자 예수회 정기간행물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인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를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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