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구성원 의견 듣지 않으면 ‘밀실 공천’”
“안철수 ‘5전 5패’, 천하람 ‘경험부족’”
땅 투기 의혹엔 “아무 문제·하자 없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공천에 대통령 의견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에도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를 결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무개입이라는 용어 자체가 틀렸다. 당하고 대통령은 서로 업무 협조를 하도록 당헌·당규에 명시가 돼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은 당원으로서의 지위도 있기 때문에 당대표가 적극 의견을 들어야 할 대상이란 취지다. 때문에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윤 대통령의 의견을 적극 듣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공천에) 대통령뿐 아니라 당내 구성원의 의견을 다 들어야 한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혼자서 독방에 앉아서 밀실 공천하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하면, 이는 당정협의가 아닌 당정일체 추구란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앞서 윤 대통령을 명예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친윤계의 주장에도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김 후보는 주장했다. 자신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대통령과 협의하되, 당의 독립성은 지키는 묘수를 발휘할 것이란 얘기다. 그는 ‘대통령의 중압감 때문에 공천 등에 관해 쓴 소리를 할 수 있나’란 지적에 “그걸 잘 하라고 대표를 뽑는 것 아니겠나. 대통령을 완전히 배제하고, 무인도에 가둬 놓고 당무를 운영하라고 대표를 뽑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답했다.
또 김 후보는 경쟁후보 견제에도 열을 올렸다. 안 후보는 선거에서 “5전 5패” 했으며, 천 후보는 큰 선거를 이끌어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자기가 지휘했던 선거에서 다 졌다"며 "실제로 대통령 선거 3번 나왔고 또 서울시장 선거 2번 나왔다. 어떨 때는 중간에 철수하고 어떨 때는 끝까지 뛰어서 지고 이랬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천 후보는 단 한 번도 총선을 지휘해보지도 못했고 대통령 선거, 지방 선거도 한 번도 지휘해보지도 못했다”며 “본인도 한 번 당선도 안 되신 분이 선거를 얼마나 잘 아시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그는 황교안 후보는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 김·황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연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황 후보 등이 제기한 ‘울산 KTX 노선 변경을 통한 땅 투기 의혹’에는 “15년 전부터 민주당이 마르고 닳도록 계속 써먹었던 건데 그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 스스로 다 밝힌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민주당 정부 시절에 계속해서 수사를 촉구하고, 민주당이 지휘하던 시의회가 나서 특위를 구성해서 다 조사를 하고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면서 “제가 책임져야 될 일, 하자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가 변호사 시절 같은 교회에 다니던 지인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밤나무 산이 포함된 임야를 자신에게 팔았으며, 은퇴 후 해당 임야에서 경작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 아니란 주장이다. 그러나 황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관련 의혹에 “김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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