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스타트업 플랜얼라이언스 체험기 2회
편집자주
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 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스타트업들의 땀과 노력, 취준생들의 기대와 희망을 여기 담아 전달합니다.
기업의 광고를 기획하고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광고마케팅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 플랜얼라이언스는 독특한 방법으로 인재를 뽑습니다. 바로 공모전 개최입니다.
플랜얼라이언스는 매년 '플랜얼라이언스(PA) 대학생 크리에이티브 공모전'을 열어 입상자들에게 상금과 함께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지는 인턴 기회를 제공합니다. 공모전은 4~6명 팀을 구성해 사례로 제시하는 여러 기업 중 하나를 골라 마케팅 방법을 기획하는 방식입니다.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가 공모전을 통해 직원들을 뽑는 이유는 과제완수 과정을 통해 실무 역량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 경험 있는 신입을 뽑는 것은 힘들어요. 그런데 공모전을 거치면 능력을 알 수 있죠. 실제 공모전을 거쳐 입사한 직원들은 회사에서 훌륭한 업무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2021년 열린 제1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보경씨는 3개월 인턴을 거쳐 지난해 5월 플랜얼라이언스에 입사했습니다. 그는 현재 체구가 큰 여성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 기업 공구우먼과 가정용 간편식(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의 마케팅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공모전 당시 유명 제품들 대신 덜 알려지고 기획 주제도 어려웠던 프레시지를 택했습니다. "다른 제품들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이 주제였는데, 프레시지는 외식업체들을 상대로 기업간거래(B2B) 마케팅이 주제였어요. 간편식을 만들기 위해 외식업체들을 설득하는 주제여서 어려웠지만 배울 게 많겠다고 생각했죠."
보경씨는 지금까지 여러 공모전에 참가했지만 플랜얼라이언스의 공모전이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다른 공모전들은 탈락한 뒤 보완점을 알려줘요. 그러면 공모전 준비 과정에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생기지 않고 잘못된 방향으로 준비해도 바로잡아줄 사람이 없죠. 그런데 플랜얼라이언스 공모전은 해당 제품의 마케팅을 맡은 직원들이 각 팀에 붙어 중간에 계속 의견을 줘요. 그래서 중간 평가 때까지 점수가 낮았는데 직원들의 꼼꼼한 의견 덕분에 이를 반영해 보완하면서 대상을 받을 수 있었죠."
2022년 제2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채은씨도 3개월 인턴을 마친 뒤 자유계약직(프리랜서)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휴학하는 동안 잠시 광고마케팅 업무를 경험하려고 정규직 대신 프리랜서를 택했습니다. "프리랜서는 일반 직원들보다 출근 빈도와 시간, 장소가 유연해요. 저는 주 3일 집에서 일해요."
채은씨는 플랜얼라이언스 공모전이 실무와 가장 밀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다른 공모전은 광고대행 기업에서 기획 주제를 선정하기 때문에 실무와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광고 모델로 연예인 누구를 섭외하겠다는 등 막연하고 현실성 없는 기획을 하죠. 하지만 플랜얼라이언스 공모전은 실제 해당 기업에서 진행 중인 마케팅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어서 현실적인 기획을 할 수 있죠."
채은씨는 플랜얼라이언스에서 동원F&B의 간편식 '양반'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리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채은씨는 양반 제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더현대에 양반 전시매장(팝업스토어)을 열었습니다. 그와 전시매장을 함께 찾아갔습니다.
그는 전시매장에서 진행하는 행사 및 판매 제품을 구상하고 안내 책자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기획한 대로 매장이 운영되는지 점검하고 방문 고객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H는 채은씨가 직접 기획한 SNS 인증 행사, 경품 추첨 등 다양한 현장 행사들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이렇게 큰 기획을 할 수 있는 것은 공모전을 거치며 얻은 자신감 덕분입니다. 그만큼 채은씨는 더 많은 도전을 할 계획입니다. "쏟아낸 아이디어들이 모두 현실이 될 줄 몰랐어요. 그런데 이렇게 눈앞에 전시매장을 보니 뿌듯해요. 공모전에서 해본 실무 기획 덕분에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알게 됐죠. 그것이 이번 전시매장 기획에 발판이 됐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기획에 도전하고 싶어요."
박세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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