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금리 고통 분담 촉구 기자회견
금융권은 IMF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복합위기로 기업 경영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중소기업계가 금융권을 향해 대출금리를 지나치게 올리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오전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권의 과도한 대출금리를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금융권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조3,823억 원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3고 위기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규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10조 원 규모 대책 역시 실제 재원은 7,800억 원 수준인 데다 금리 인하와는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은 86%가 담보나 보증서가 있는 대출이지만 매출이 떨어지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린다"며 "'비올 때 우산을 뺏는' 영업 행태를 반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 시 겪었던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꼽은 비율은 85.7%로 가장 많았다.
대출금리 인상 추세 또한 뚜렷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평균 대출금리는 2.93%에서 5.65%로 약 2.7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폭인 2.25%포인트(1.25%→3.5%)보다 높은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28.8%로 2013년(38.0%)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이자 부담에 대해 별다른 대응책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 기업 중 대출금리 상승에 대해 '대응 방안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9%로 가장 높았다. '일부 대응하고 있으나 불충분' 31.3%, '충분히 대응하고 있음' 9.7% 순이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 △금리 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높이기 △상생 금융 정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가장 필요한 대책(복수응답)으로는 '은행의 기준금리 이상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요구한 응답이 73.7%에 달했다. 이어 이차보전 지원사업 등 금리 부담 완화 정책 확대(45.7%), 저금리 대환대출 및 금리 인하 요구권 등 실효성 제고(35.7%), 상생금융평가지수·기금조성 등 상생 정책 활성화(20.7%)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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