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년 만에 OLED TV 국내 출시
10년 전 OLED 단점 부각하며 깎아내리기도
OLED를 대표 선수 삼은 LG전자와 신경전도
프리미엄 시장 흐름에 조심스레 합류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품을 10년 만에 국내에서도 선보인다. 이로써 10년 전인 2013년 가장 먼저 OLED TV를 내놓으며 그동안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한 LG전자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치게 됐다. TV시장의 어려운 분위기 속에 프리미엄 TV의 주류가 된 OLED로 진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일 2023년형 TV 신제품의 사전 판매를 21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식 출시는 3월 9일이다. 새 제품 라인업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주력 상품은 네오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8K(75·65형)였지만, 소비자들은 OLED(77·65·55형)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OLED TV를 출시했지만 수율과 시장성 등을 이유로 2014년 이후 포기했다.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더한 QLED를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게다가 OLED가 잔상(번인·burn in) 현상과 수명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며 OLED에 집중하기로 한 LG전자의 신경을 건드리기도 했다.
이런 삼성전자도 OLED가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끄는 흐름은 거스르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OLED가 강세였던 북미와 유럽에서 지난해 조심스레 OLED TV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국내에서도 OLED TV를 신작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전반의 침체로 TV 판매량 자체가 떨어졌는데 그나마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고급 시장에서 다른 TV 브랜드가 대거 OLED에 합류한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TV시장 3위로 꼽히는 중국의 TCL도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첫 OLED TV를 선보이며 출시를 예고했다.
"OLED 생태계 확대" 여유로운 LG전자
삼성전자가 OLED TV 진영에 발을 들인 것은 LG전자로서도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LG전자는 '생태계의 확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OLED TV 시장에 새 주자가 뛰어드는 것을 외려 반겼다. 10년 동안 다양한 크기와 가격을 지닌 OLED TV를 내놓으며 전체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 자신감의 발로로도 보인다.
LG전자는 지난달 27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경쟁사의 본격 진출로 OLED TV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OLED TV를 중심으로 TV 사업의 질적 성장을 꾸준히 이어 나가는 전략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지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주요 패널 공급처였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 외에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 공급을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대형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정도인 상황에서 패널 생산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삼성이 OLED TV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도 손을 내밀 것이라는 논리다. 다만 두 회사가 OLED TV에 사용하는 패널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변수다. LG는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W-OLED를, 삼성은 청색 OLED 위에 퀀텀닷(QD) 컬러필터를 얹은 QD-OLED를 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1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이후 QD-OLED TV 출하량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한 데 주목하면서 "지난해 OLED TV 출시에 조용한 전략을 취했던 삼성이 올해는 다른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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