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북핵통 회동... 북중러 3국 연대 과시
안보리 북한 규탄 의장성명, 중러 반대에 무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규탄 의장성명도 두 나라의 반대로 불발됐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이고리 모르굴로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전날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류 특별대표는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최고위급 관리이며, 모르굴로프 대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외무차관과 북핵협상 수석대표를 겸직한 러시아 내 대표적인 한반도통 외교관이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정세가 이렇게 변화한 데엔 '원인'이 있다"며 "각 측은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각자의 우려, 특히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긴밀히 조율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고,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두 나라는 북한의 군사 도발이 생존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대북 제재 등으로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데 대한 대응 방편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합리적 우려 해소에 주력하자"는 건 북한의 ICBM 발사 원인이 결국 미국에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새삼 이 같은 메시지를 함께 발신한 것은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같은 날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이를 규탄했다. 그러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입장을 대변하며 '북중러 3자 연대'를 과시하고 나선 셈이다.
실제로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책 논의를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도 '빈손'으로 끝났다. 20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한미일 3개국 등은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려 했으나,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불발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북한의 불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외교 관여를 권고해야 한다"며 의장성명을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잘못은 미국에도 있다"며 반대했다. 다이빙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올해 초부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을 겨냥한 군사활동을 증강하고 있다"며 북한 도발의 책임을 한미 양국에 돌렸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종류의 군사 활동에도 반대한다"며 한미군사훈련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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