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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막아라'…홀몸노인 돌보미 자처하는 hy '프레시 매니저'

입력
2023.03.09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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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노인 돌봄활동'…복지 사각지대 해소
'효사랑 캠페인'…언택트 효실천법 실행
'기부하는 건강계단'…시민참여형 모금까지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야쿠르트 아주머니' 프레시 매니저가 홀몸노인에게 제품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고 있다. hy 제공

'야쿠르트 아주머니' 프레시 매니저가 홀몸노인에게 제품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고 있다. hy 제공


지난해 9월 서울 성북구 종암동. hy 프레시 매니저로 유제품을 배달하던 '야쿠르트 아주머니' 이영애씨는 한 고객 집 앞에서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항상 먼저 나와 인사하던 82세 최씨 할아버지의 반지하 집 문이 굳게 닫혀 있었던 것이다. 할아버지를 부르다 집 안쪽으로 귀를 기울인 이씨는 이내 낮은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곧바로 문을 박차고 들어가 쓰러져 있던 최씨를 발견했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매일 제품을 배달하면서 어르신의 안위까지 살폈던 이씨의 노력이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이씨는 "프레시 매니저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할아버지가 혼자 지내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고비를 넘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홀몸노인을 각별히 생각하는 것은 이씨뿐만이 아니다. 대전 신흥점에서 활동하는 심정아 프레시 매니저는 늘 밝게 인사해 60여 명의 홀몸노인 사이에서 '미소천사'로 통한다. 서울 양천구에서 홀로 사는 지기순씨는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외출을 하지 못하는데 매일 말벗이 되어주는 신영숙 프레시 매니저 덕분에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



프레시 매니저, '홀몸노인 3만 명' 만난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로 불리는 hy의 프레시 매니저가 전동카트를 타고 배달 중이다. hy 제공

'야쿠르트 아주머니'로 불리는 hy의 프레시 매니저가 전동카트를 타고 배달 중이다. hy 제공


전국 1만1,000여 명의 '야쿠르트 아주머니', 프레시 매니저는 소외받는 홀몸노인을 보살피고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돌보미 역할을 자처한다. 유통종합기업 hy가 1994년 서울 광진구청과 협약을 시작으로 28년째 운영 중인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통해서다. hy의 프레시 매니저는 매일 홀몸노인에게 제품을 드리며 생활에 이상이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노인들의 말동무가 돼 준다.

해당 프로그램은 hy가 지방자치단체, 관공서 등과 손잡고 진행하는 민관협력 사회공헌 활동이다. 시행 첫해 1,104명이 도움을 받았고 최근 수혜 대상이 3만 명까지 늘었다. 홀몸노인 돌봄 활동을 위한 예산도 한 해 3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아울러 hy는 2018년 7월 국민연금공단과 전국 홀몸노인을 위한 '독거노인수급자 건강이음 음료 지원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매년 홀몸노인 1,100명에게 윌, 하루야채 등 hy의 대표 제품을 일주일에 5개씩 전하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 한정된 인력으로 홀몸노인을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곳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설명이다.



부모 건강 문자로 알려준다…'효사랑 캠페인'

프레시 매니저(왼쪽)가 홀몸노인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hy 제공

프레시 매니저(왼쪽)가 홀몸노인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hy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도 hy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어졌다. 2020년 선보인 '효(孝)사랑 안부 캠페인'은 비대면으로 효를 실천할 수 있는 활동으로 젊은 고객층의 눈길을 끌었다. 자녀가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을 위해 건강제품과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인데 프레시 매니저가 부모님에게 건강제품을 전해 드리고 동시에 안부를 확인해 자녀에게 문자로 답을 보낸다.

효사랑 캠페인은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해 3월 신청자 100명을 넘었고 지난달에는 238명으로 늘었다. 나이를 보면 4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hy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부모님을 찾아뵙기 힘들어지면서 '효'라는 전통적 가치가 다시 고객들의 마음에 새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3년이 지난 지금 엔데믹(풍토병화)이 왔지만 여전히 부모를 챙기려는 마음은 계속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캠페인을 통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건강 제품을 전달하고 있는 고객 김용현씨는 "코로나19 이후 왕래가 크게 줄어들면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꾸준히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기부계단'·'온라인 기부'…누구나 참여하는 기부 실천

hy가 2014년 서울시청 시민청에 설치한 '기부하는 건강 계단'. hy 제공

hy가 2014년 서울시청 시민청에 설치한 '기부하는 건강 계단'. hy 제공


hy는 또 생활 속에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천이 가능한 기부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2014년 서울시청 시민청에 '기부하는 건강 계단'을 설치하고 시민들이 계단이 오를 때마다 기부금을 적립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노인을 돕고 있다.

이용자가 늘자 이듬해 hy는 서울 고속터미널역에 2호 건강 계단도 설치했다. 9년 동안 건강계단 두 곳의 누적 이용자 수는 약 1,700만 명에 달한다. 계단 이용자 1인당 10원씩 적립금이 쌓이는데, 지난해에는 약 500만 명이 이용해 서울시와 서초구에 기부금 2,400만 원을 전달했다. 현재는 hy 외에도 여러 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해 서울 지역 내 건강 계단이 16개로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기부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기부 활동도 이어간다. 도움이 필요한 홀몸노인 등 다양한 사례를 올리고 모금을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총 8,400만 원이 모여 2,000명이 넘는 이웃을 도왔다. hy는 모금액의 최대 30%를 추가 지원해 홀몸노인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한다.

hy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프레시 매니저를 바탕으로 더 효과적 사회공헌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프레시 매니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것"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활동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y 로고. h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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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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