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 땐 22대 총선 필패"
윤 대통령, 가장 중요한 파트너
소신ㆍ능력 있다면 윤핵관도 존중
총선 '대통령과 이재명' 대결구도
새 당대표, 플러스알파 역할해야
"당 분열? 이준석과 거리 둘 수도"
김기현는 이제 골든 크로스 남아
김기현 의혹, 검증 끝나면 직접 발표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사람 될 것
국민의힘 새 당대표에 도전하는 천하람 후보는 2020년 21대 총선 직후 전남 순천 왕조1동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이렇다 할 연고가 없지만 순천ㆍ곡성ㆍ광양ㆍ구례갑에 출마하며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4,058표, 3.0%. 미래를 기약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득표였지만, 박근혜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에서 일했던 아내 서민정 변호사도 기꺼이 따라나섰다.
그런 아내도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말엔 “꿈같은 소리 한다”고 만류했다. 당대표 선출은커녕 예비경선(컷오프)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유에서였다. 다행히 아내의 마음은 지난 16일 광주ㆍ전남북 합동연설회를 다녀간 뒤 풀렸다. “의미 있는 목소리, 필요한 얘기”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천 후보는 2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때로는 원칙 있는 패배가 필요할 때도 있다”면서도 “이번은 그런 경우는 아니다. ‘당의 정신’이 나한테 왔다”며 전대 승리를 자신했다.
“천핵관 만들 생각 없다. 윤핵관, 명분있는 퇴진 이끌 것”
-정치인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승패보다 중요한 건 원칙 있는 정치다. 이번 전대는 국민의힘 앞길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다. 우리 당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느냐 갈림길에 놓였다. ‘정치인 천하람’ 혼자만의, 개인의 선거였으면 컷오프 통과만으로도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 당이 벼랑 끝에 놓였다. 이번엔 결코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이다.”
-왜 천하람이 당대표여야 하나.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김대중ㆍ노무현 정신을 얘기하고, 대구 유세에서 ‘호남이 잘 돼야, 영남이 잘 된다’고 연설했을 때 전율을 느꼈다. 정치의 지평을 넓혔다. 그런데 지금은 안타까움을 표할 수밖에 없다. 유승민ㆍ나경원ㆍ안철수를 쳐내는 게 정치인 한 명을 쳐내는 게 아니다. 그들을 배제할수록 정치적 공간은 줄어든다. 탄핵의 긴 터널을 뚫고 어렵게 이긴 대선이다. ‘보수의 유능함’을 보여줄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다시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대통령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려 한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퇴진 주장도 배제의 정치 아닌가.
“결국은 공천과 관련해 납득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느냐의 문제다. 윤핵관을 쳐내고 ‘천핵관’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 윤핵관이 적절한 평가 기준에 따라서 명분 있게 퇴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역 의원의 경우 중간평가를 통해 하위 25%는 컷오프한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상위 20%는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구별 △전국단위 선거 시 득표율 △당원ㆍ국민 만족도 등이 기준이다. 윤핵관도 살아 돌아온다면 존중할 것이다. 소신과 능력이 있다면 공천권자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정치하면 된다.”
“다음 총선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의 대결...플러스알파 역할 할 것”
천 후보는 인터뷰 동안 “당의 미래”, “정치의 미래”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미래 권력이 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4년 총선은 국민의힘 새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결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결구도라고 단언했다. 새 당대표가 총선의 얼굴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표지 갈아치우기”, “대국민 사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플러스알파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며 자신이 “최선의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개혁 공천으로 총선 승리를 일구겠다는 뜻인가.
“공천 잡음이 있으면 개혁 공천을 아무리 잘해도 선거는 망한다.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인물과 정치를 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윤핵관이 직접 당대표를 맡는다고 해도 100% 맞춰줄 순 없다. 대통령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 순간이 온다. 야당 대표가 아니라 여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윤 대통령이지, 전직 당대표(이준석 전 대표)가 아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 때처럼 당이 분열될까 크게 우려한다.
“대구에선 '이준석보다 백배 낫다'는 말도 들었다. 지금까지 반사체 역할이 많았다면, 이제부터는 발광체로 가고 있는 단계다. 또 좋은 것이라면 이준석이 아니라 이준석 할아버지가 한 것이라도 갖다 쓰겠다. 다만 이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것도 결코 성역이 아니라고 본다."
“천아용인팀, 김기현 KTX 의혹 검증 착수…결과 나오면 발표할 것”
천 후보는 전대의 승부는 김기현 후보와의 결선투표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철수 후보와 이미 ‘실버 크로스’를 이뤘고, 이제 골든 크로스만 남았다는 것이다. 천 후보는 특히 “김 후보가 ‘꽃을 든 남자’ ‘윤 대통령 탄핵’에 이어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거의 ‘삼진 아웃’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천아용인’(천하람ㆍ허은아ㆍ김용태ㆍ이기인)팀 중 이기인 최고위원 후보는 성남시의원으로 ‘이재명 대장동 사건’의 저격수”라며 “검증 결과가 나오면 직접 발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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