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
선진국의 정상적인 인생 단계 이제 우리도
늦은 결혼·출산, 취업난이 이유
민법상 성인은 만 19세이지만 청년들이 스스로를 성인이라 여기는 나이는 28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선진국처럼 새로운 인생의 단계, 즉 '성인 이행기(emerging adulthood)'가 본격화했다는 진단이다.
보건복지부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에서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인 이행기 청년의 결혼·출산 인식과 함의'를 발표했다. 청소년기에서 성인기 사이를 뜻하는 성인 이행기는 선진국에서는 인생의 정상적인 단계로 자리 잡은 개념이다.
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바로 전환되지 않고 교육·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직업과 자립을 탐색하는 성인 이행기의 특징이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수행한 '청년 사회 첫출발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II'의 데이터를 활용해 주관적 성인 인식이 법적 성인 기준보다 늦어진 현상을 보여줬다.
전국의 만 18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약 2,000명 대상 설문조사 등을 종합한 결과, 자신이 성인이라 느끼는 연령은 28세(1994년생)로 나왔다. 이 나이가 돼야 '얼마나 자주 성인이 됐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주 느낌' '항상 느낌'을 합친 응답이 과반이 됐기 때문이다. 그 아래 연령대는 만 19세가 넘었어도 자신을 성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정상적인 혼란 상태를 경험하는 셈이다.
유 연구위원은 사회 진출을 위한 고등교육 기간이 길어진 데다 결혼 연령과 부모가 되는 나이대가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일례로 통계청이 산출한 2021년 국내 혼인연령은 남성 33.4세, 여성 31.1세로 10년 전보다 남성은 1.5세, 여성은 2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의 출산연령도 31.4세에서 33.4세로 2세 높아졌다.
유 연구위원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청년은 물론 현재 청소년에게까지 나타나는 시대적 변화"라며 "정책 방향이 개인의 인식이 아닌 환경을 바꾸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 이익과 사회적 효용을 위해 개인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선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원하는 삶의 형태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그런 환경 속에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리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