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드라마 '간니발' 시즌1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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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7부작 | 15세 이상
한 경찰이 어느 집을 찾아간다. 다급한 동작에 화가 잔뜩 난 표정이다. 그는 “너희들은 사람을 먹는다”고 고래고래 소리친다. 허공에 권총을 난사하기도 한다. 그는 한 동굴을 찾아내고 뭔가를 발견한 듯 눈이 커진다. 순간 누군가 그의 목을 노린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간니발’은 서두부터 섬뜩하다. 살인과 식인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소재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어지는 장면은 정반대다. 한 가족이 차로 이동하며 자연을 만끽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한 새 삶에 대한 기대가 크다.
①부임한 마을이 수상하다
경찰 아가와(야기라 유야)는 외진 마을 구게 파출소에 가족과 함께 부임한다. 전임 경찰은 사표를 낸 후 실종됐다. 파출소는 사택과 사무실이 붙어있다. 근무자는 한 명뿐이다. 마을 사람들은 순박하고 정이 많다. 아가와 가족을 환영하며 마을을 구경시켜준다. 손에 잡히는 대로 농산물을 준다. 범죄라고는 일어날 일 없을 듯한 곳이다.
하지만 구게 마을은 수상쩍은 면이 많다. 특히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고토 가문이심상치 않다. 마을 사람들은 고토 가문 사람들에게 머리 조아리기 바쁘다. 고토 가문은 일족의 장례를 치를 때 죽은 자의 살을 나눠먹는다는 고약한 소문까지 있다.
②조금씩 밝혀지는 비밀
아가와에게 사연이 있다. 유약해 보이는 그는 폭력적인 형사였다. 어떤 사건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순경이 돼 시골마을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알 수 없는 분노가 자기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저돌적인 성격에다 강력반 형사 기질이 몸에 밴 아가와가 마을의 비밀을 그냥 둘 리 없다.
알고 보면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다. 아가와 가족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마을 규칙에 맹종하길 강요한다. 아가와와 마을 사람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정말 고토 가문은 사람을 잡아먹는 걸까, 마을 사람들은 식인의 공범일까, 알 수 없는 존재가 마을에 사는 듯한데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드라마는 여러 물음표를 던지고, 답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전진시킨다.
③폐쇄적 일본 사회에 대한 비유
아가와는 몇몇 조력자와 함께 마을의 비밀을 세상에 알리려 한다. 난관은 많다. 범죄 증거를 찾기 어렵다. 경찰에는 고토 가문과 연계된 누군가 있다. 가장 높고 두꺼운 벽은 다수의 침묵과 묵계다. 마을 사람들은 모종의 일을 매년 꾸미는 듯한데 아가와 앞에서 입을 다문다.
마을 사람들은 폐쇄적이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인습을 따른다. 고토 가문의 불의에 대항하기보다 “고토 가문과 엮이면 안 된다”며 현실을 회피하려 한다. 일본 사회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단순한 공포 스릴러를 넘어 일본 사회를 들여다 보게 된다. 이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다.
뷰+포인트
가타야마 신조ㆍ가와이 하야토 감독이 연출했다. 가타야마 감독이 연출한 1~3회와 7회를 특히 주목해 볼만 하다. 그는 최근 일본 영화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신예다. 두 번째 장편 영화 ‘실종’(2021)으로 특히 주목 받았다. 공포와 스릴을 빚어내는 솜씨가 만만찮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 조감독으로 일한 이력이 이채롭기도 하다. 주인공 야기라 유야는 ‘아무도 모른다’(2004)로 14세 때 역대 최연소로 칸영화제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말 없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동생들을 돌보던 소년 아키라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반가워 할 얼굴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시청자 10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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