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수사팀 "필요한 수사 진행" 원론적 입장 반복
1차 수사팀 "서면조사 뒤 소환조사 필요성 생겨"
이복현 발언 두곤 "수사팀도 아니었는데" 불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을 두고 현재 검찰 수사팀과 옛 수사팀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3일 김 여사 처분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문 등을 검토하며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10일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이 나온 뒤에도 김 여사 처분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 계좌를 통해) 주식 매매가 됐다고 해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 가담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여사가 '전주' 역할을 하며 주가조작 '선수'들에게 계좌를 빌려주긴 했지만, 시세조종 행위를 인지하면서 주범이나 선수와 소통했는지 여부가 드러나야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미다.
검찰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계좌도 통정매매 등에 쓰였다는 판결문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 의혹에 대해 다른 고려 없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당시 1차 수사팀이 김 여사를 서면조사한 것은 재확인하면서도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만 검찰은 1심 판결에서 면소된 시세조종 1단계 전부 및 2단계 일부 시기(2009년 12월~2010년 10월 20일)를 범행기간으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을 항소장에 담았다. 시세조종 '주포'가 바뀌어 범행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며 '포괄일죄'(동일한 여러 범죄를 하나로 묶음)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에 불복한 것이다.
이처럼 현재 수사팀이 김 여사 조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앞선 1차 수사팀은 김 여사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수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팀은 당시 김 여사 측이 제출한 서면진술 내용을 분석한 뒤, 김 여사 진술을 직접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환조사를 위해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과 일정 조율 등 협의에 나섰다. 김 여사 측은 당시 명확하게 소환 불응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검찰은 대선 정국을 감안해 출석요구서를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진 않았다고 한다. 직접 조사 필요성이 있었지만, 정치적 일정을 감안해 보류했다는 게 1차 수사팀 설명이다.
1차 수사팀 측은 "(김 여사 혐의와 관련해) 한 톨의 증거도 없다"고 발언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국회 발언에 대해서도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부장검사 출신인 이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한 톨의 증거라도 있었으면 기소됐을 텐데 증거가 없는 것"이라며 "당시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검찰에)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도 아니었고 지휘부도 아니었는데, 정치적 수사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유감"이라고 했다. 수사팀이 아니면 해당 사건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게 검찰 내의 기본 상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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