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년, 우크라이나를 다시 가다]
러시아 침공 탓 주인 잃은 반려동물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수많은 반려동물이 주인을 잃었다. 입대를 하거나 피란을 떠나면서 반려동물을 데려가는 게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이 사망한 경우도 많다.
우크라이나의 동물 임시보호소들은 주인 잃은 반려동물로 꽉 찼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것보다 보호소에서 생활하는 것이 안전하긴 하지만, 워낙 많은 동물들이 함께 지내다 보니 '안락한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관리할 인력도, 자금도 부족하다.
한국일보는 23일(현지시간) 키이우의 한 유원지에 있는 동물보호소를 찾았다. 전쟁 초인 지난해 3월 키이우시는 전쟁으로 방치된 동물들을 수용하는 보호소를 열었다. 같은 달 이곳에 들어온 반려동물은 약 500마리였다. 그중 약 400마리는 새 주인에게 입양됐다. 현재는 개 40마리, 고양이 13마리가 살고 있다. 키이우 시민들은 언제나 이곳을 방문해 동물들과 산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웃에게 맡기고 간 막스 이야기
대형견 '막스'의 주인은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다. 입대 전 이웃에게 "잘 돌봐달라"며 막스를 맡겼지만, 이웃은 막스를 방치했다. 다른 이웃의 제보로 막스는 보호소로 오게 됐다. 버림받았다고 여겨서인지 막스는 예민하다.
그러나 막스와 주인의 재회엔 기약이 없다. 주인이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 배치돼 매일 목숨을 걸고 전투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이 어디 갔는지도 모르는 로즈
또 다른 개 로즈는 키이우의 빈집에서 혼자 지내다 이웃 주민에게 발견됐다. 주인은 전쟁을 피해 집을 떠난 것으로 추정될 뿐 행방을 알 수 없다. 보호소에 머무는 개와 고양이들은 로즈처럼 '왜 주인을 잃었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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