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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순항미사일 2000㎞ 날아가 명중"... '핵'으로 한반도 넘어 日 타격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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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순항미사일 2000㎞ 날아가 명중"... '핵'으로 한반도 넘어 日 타격 으름장

입력
2023.02.24 18:00
수정
2023.02.24 22:25
1면
0 0

23일 새벽 '화살-2형' 동해상 시험발사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 등 맞대응 성격
北 "도발 관행 계속하면 선전포고로 간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개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의 발사 장면. 북한은 지난 23일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화살-2형 발사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개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의 발사 장면. 북한은 지난 23일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화살-2형 발사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최근 엿새간 세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핵'을 전면에 내세워 한미일 안보공조를 겨냥한 위협수위를 높이고,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로 타격수단을 다각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전날 새벽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화살-2형 4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미사일은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로 1만208초(2시간 50분 8초)∼1만224초(2시간 50분 24초)간 날아 2,000㎞ 떨어진 표적에 명중했다.

이에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적대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는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임전태세가 다시 한번 뚜렷이 과시됐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미사일에 핵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발해온 전략순항미사일을 '화살-2형'이라고 명명한 사실도 처음 공개됐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진행된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1만234초를 비행해 2,000㎞ 거리 표적을 타격했다"고 강조했다. 이번과 비행시간 및 거리가 흡사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살-2형은 2021년 1·3월 비공개 시험 이후 약 2년 만에 정규부대를 편성해 실전화했다"고 평가했다.

전략·전술 무기 교차 발사로 한미 양국 동시 위협

이번 발사는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아울러 기존 탄도미사일 외에 핵을 날려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과시하려는 노림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거리 2,000㎞이면 한미·한미일이 해상훈련을 펼친 한반도 인근 공해 어디라도 날아가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열도를 타격할 수 있어 유사시 최우선 증원전력인 주일미군도 사정권에 포함돼 있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오른쪽)이 22일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 미 해군의 구축함 배리함(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함과 함께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훈련은 한·미·일 함정이 탄도미사일의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와 추적, 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오른쪽)이 22일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 미 해군의 구축함 배리함(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함과 함께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훈련은 한·미·일 함정이 탄도미사일의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와 추적, 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앞서 북한은 미사일로 한미동맹을 잇따라 정조준했다. 18일 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을, 20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전략무기(미국 해외기지·본토가 타깃)와 전술무기(한반도가 타깃)를 교차 발사해 한미 모두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전략순항미사일은 '낮게 나는 작은 항공기'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탐지가 어렵기에 추적·대응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책임을 한미 양국에 돌렸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를 통해 "거듭되는 항의와 경고에도 미국이 적대적이며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다가는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비용으로 연간 식량 부족분을 충당하고 남는 수준(100톤 이상)을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무모한 도발을 중단하고 민생 개선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북한이 마냥 미사일을 쏠지는 미지수다. 한미훈련에 일일이 대응하다간 자원 소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잇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단기간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7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을 선포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수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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