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3700배 레지오넬라균 검출돼 지탄
보건소 조사엔 허위 답변.. "벌금 고작 2만원"
개장 150년이 넘은 일본 후쿠오카현의 고급 료칸(온천 여관)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극히 비위생적인 운영을 해 왔던 사실이 드러나 지탄받고 있다. 규정상 주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대욕장의 온수 교환 작업을 연 2회만 실시해, 기준치의 최대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료칸은 후쿠오카현 지쿠시노시의 후쓰카이치 온천에 있는 ‘다이마루 벳소(大丸別荘)’다. 1865년 창업해 과거 히로히토 일왕도 숙박한 적이 있는 고급 료칸으로, 41개의 객실과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 3,500평 규모의 일본식 정원 등을 갖추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후쿠오카시나 다자이후시에서 매우 가깝다.
매주 해야 하는 온수 교환, 연 2회뿐... 보건소에 거짓말도
관련 법에 따라 현이 정한 조례를 보면, 다이마루 벳소의 대욕장처럼 매일 사용하는 순환식 욕조는 모든 물을 교환하는 ‘완전 환수’를 적어도 주 1회 실시하고 소독용 잔류 염소 농도가 리터당 0.4㎎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후쿠오카현의 조사 결과 다이마루 벳소는 연 2회 휴관일에만 완전 환수를 실시했다. 염소 주입도 소홀히 해 농도가 유지되지 않았다.
이 같은 비위생적 관리 실태는 지난해 이곳에서 숙박했던 한 손님이 몸이 아파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았다가 레지오넬라증으로 진단된 것을 계기로 적발됐다. 보건소가 같은 해 8월 이 료칸의 대욕장을 검사한 결과, 기준치 2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병하면 폐렴이나 독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사망할 수도 있다.
당시 료칸 측은 보건소에 목욕탕 관리대장을 보여주며 “주 1회 온수 교환을 실시하고 있다” “1일 2회 측정한 염소 농도는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다” 등의 해명을 내놨다. 이어 대욕장 이용을 일시 중단하고, 청소 및 세척을 거쳐 같은 달 영업을 재개했다. 그 해 10월 말에는 “자체 검사 결과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현재도 영업 중... 비판 리뷰 삭제까지
하지만 이들의 거짓말은 바로 다음 달 보건소가 실시한 재검사에서 들통났다. 이번에는 기준치의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보건소 측은 완전 환수에 걸리는 실제 시간이 약 9시간에 달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7시간 만에 완료된다’는 료칸의 설명과 배치된다는 점을 추궁했다. 결국 다이마루 측은 관리대장에 기재된 내용이나 수치가 허위라는 사실을 실토했다.
후쿠오카현은 지난해 12월 26일 자 공문을 통해 위생 개선을 요구했다. 또 조사에 거짓으로 응할 경우 ‘2,000엔(약 1만9,000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 중이다. 하지만 벌금이 너무 적어 적용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 다이마루 별장은 보건소 공문을 받은 후 대욕장 영업을 중단하고 정비에 나섰는데 그것도 잠시일 뿐, 같은 달 말 영업을 재개했다. 현재도 여전히 영업 중이며, 24일 보도 후 구글 리뷰에 비판 글이 다수 올라왔으나 하루 만에 모두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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