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드론쇼 '2023 드론쇼코리아' 개최
군사용 드론부터 배달 드론까지 기술력 뽐내
"드론이 춤 춰요." "이번엔 무궁화 모양이에요."
어둠이 내려앉은 부산 해운대구 바닷가. 갑자기 '우웅' 소리가 나며 드론 500대가 하늘로 솟구쳤다. 보라색 불빛을 내뿜으며 비행을 시작한 드론들은 바삐 움직이며 지구 모양을 만들었고 다시 자리를 바꿔 우주선으로 모습을 바꿨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 동영상을 찍느라 바빴고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군용 초소형 드론부터 배달 드론까지
이곳은 아시아 최대 드론쇼 '2023 드론쇼코리아'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BEXCO). 역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드론업체 170여 곳이 참여해 드론 기술을 뽐냈다. 행사 첫날이었던 23일 현장을 가보니 눈에 익숙한 촬영용 드론부터 초소형 드론까지 드론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전시장 한편에선 수십 대의 작은 드론들이 윙윙거리며 좁은 공간을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작은 충돌도 일어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전에 계산된 높이와 고도로 비행하기 때문. 200g 무게의 가벼운 산업용 드론은 지하 배수로처럼 꾸며진 어둡고 깊은 통로를 오가며 영상을 촬영했는데, 벽에 부딪쳐도 추락하지 않고 곧장 제자리를 찾았다.
이날 현장에선 미래 산업에 도전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다양한 드론 기술을 알렸다. 중소기업 파블로항공은 배송용 드론에 강점을 보였다. 201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경기 가평에 있는 캠핑장에 드론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캠핑장 내부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면 드론이 관람객이 있는 장소까지 배송해준다. 파블로항공은 한번에 140km를 날 수 있는 '블루버드 드론'과 최대 10kg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빅 버드 드론'을 개발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블루버드 드론은 비행거리가 서울에서 대전과 비슷할 정도로 길기 때문에 의약품 배송 등에 활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현재 미국 뉴욕주에서 장거리 비행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고 애리조나주에서는 드론으로 의약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휴인스는 인공지능(AI)드론과 초소형 드론을 전시했다. 두 제품 모두 군사용 드론으로 자리 잡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AI 드론은 사람의 형태나 사물을 드론에 들어 있는 AI에 공부시킨 뒤 정찰 임무에 주로 투입된다. 회사 관계자는 "초소형 드론은 무게가 700g으로 가볍고 야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넣었다"고 말했다.
기존 드론의 모습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제품도 있었다. 흔히 드론이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비행체를 생각하지만 강아지 모양의 육상 드론도 눈길을 끌었다. 강아지처럼 네 발로 바닥을 분주히 기어 다니면서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었다.
하이브리드 드론부터 수소활용 드론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선보인 드론 기술도 관심을 받았다. 항공산업을 주도하는 대한항공은 스텔스 드론부터 수직 이착륙기, 하이브리드 드론 등 다양한 기종을 전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드론은 배터리를 이용하는 기존 드론의 짧은 비행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대한항공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라며 "2시간 이상 날 수 있고 비행 범위도 40km 수준으로 넓다"고 강조했다. 스텔스 무인기는 마치 실제 전투기를 축소시킨 모양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군사 작전 시 적에게 위치가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수소를 에너지로 활용한 드론 제품을 앞세웠다. 초당 평균 풍속을 12m까지 버틸 수 있도록 제작된 제품을 선보인 것. SK는 그룹 안에서 에너지사업을 담당하는 SK E&S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렸다. 세계 최장시간 연속 비행(약 13시간)에 성공한 액화수소 드론이 대표 선수로 등장했다. 정부 도심항공교통(UAM) 실증사업에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참여 중인 SK텔레콤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UAM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장 관계자는 "청정도시 부산을 UAM을 통해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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