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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오빠가 일가족 살해…악에 받쳐 살았다" 운동 유튜버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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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오빠가 일가족 살해…악에 받쳐 살았다" 운동 유튜버의 고백

입력
2023.02.26 16:11
수정
2023.02.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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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유튜버…"트라우마로 번아웃"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 유가족
"악착같이 살았지만 극심한 우울증"

운동 유튜버 온도니쌤이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 올린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 유튜브 캡처

운동 유튜버 온도니쌤이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 올린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 유튜브 캡처

2017년 발생한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사건’ 유가족이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을 제외한 가족이 모두 살해당한 데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홀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6세 때 아버지 재혼…의붓오빠가 일가족 살해

유튜브 채널 ‘운동순서 오타쿠 온도니쌤’을 운영하는 필라테스 강사 온도니쌤은 25일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사건’으로 숨진 피해자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새어머니, 이부동생이라면서 범인은 6세 때 아버지 재혼으로 생긴 의붓오빠였다고 밝혔다.

온도니쌤은 “새오빠가 다섯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명을 모두 죽였다”면서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매일 떠올라 지금까지도 힘들다”고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는 트렁크 안에서 흉기로 난도질당해 처참히 숨져 있는 모습이었다.

범인은 경제적 이유가 살해 동기라고 밝혔지만, 질투심이 진짜 이유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재혼 후 새엄마는 오빠에게만 사랑과 지원을 해줬고, 아빠는 새엄마 눈치를 보며 나한테 해줄 것을 오빠에게 해줬다”며 “그런데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 동생에게 모든 경제적 지원이 쏠리자, 성인이 됐어도 부모에게 의존하던 오빠가 질투가 나서 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로 남겨진 온도니쌤은 “악에 받쳐” 살았다. 그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꿈이길 바랐고, 꿈에서 깨길 바랐고 나쁜 마음도 많이 먹었다”며 “가장 힘들었던 건 억울하고 잔인하게, 예고 없이 돌아가신 아빠의 죽음에 온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아빠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유명해져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운동 관련 영상만 올려오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트라우마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과 범불안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온도니쌤은 최근 번아웃이 더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준의 불면증과 불안, 호흡곤란 증상을 겪고 있다.

온도니쌤은 “지난 6년 동안 이 아픔을 어디에 말 못 하고 갖고 있다 보니, 안에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다”며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위로해준다면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 치유해 금방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온도니쌤은 앞서 남긴 영상에서는 “요즘 ‘갓생살기(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을 이르는 신조어)’가 유행이던데, 사람마다 기량도 기세도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도 다 다르다”며 “여러분은 나처럼 돌아가지 마시고 직진하세요”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출국하며 면세점 명품백 쇼핑했지만 재판부 "반성하는 태도 보인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이 2018년 1월 19일 검찰 송치를 앞두고 경기 용인시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이 2018년 1월 19일 검찰 송치를 앞두고 경기 용인시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사건은 2017년 발생했다. 김성관(40)은 그해 10월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에서 친어머니(당시 55세)와 이부동생(14세)을 살해하고, 강원 평창군의 한 졸음쉼터로 이동해 의붓아버지(57)마저 살해했다.

김성관은 범행 직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1,800만 원을 빼낸 뒤 아내 정씨와 딸 2명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이듬해 1월 현지에서 붙잡혀 출국 80일 만에 강제송환됐다.

조사 결과 김성관은 아내와 공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아내 정모(33)씨와의 통화에서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 등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정씨가 귀국 당시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PC에는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 범행 방법이나 해외 도피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한 흔적도 나왔다.

이들 부부는 출국하며 면세점에서 수백만 원어치의 명품가방과 지갑을 구입하고, 비행기 1등석을 탔다. 뉴질랜드에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고 호화로운 주택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2019년 1월 18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성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 정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검찰 구형인 사형을 선고하지 않고 무기징역을 택한 이유에 대해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우리 사회가 현재 대단히 엄격한 기준으로 사형을 선고하는 사정을 고려할 때 이를 정당화할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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